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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의 비자금 스캔들’ 말레이 총리, 170억원 어치 명품 쇼핑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최악의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부펀드를 통해 조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자금으로 170억원 어치의 사치품을 사들이는 등 사적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사당국 문건을 인용해 나집 총리의 계좌에서 1500만 달러(약 172억원)가 의류, 보석, 자동차 구입 등에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이 돈을 포함해 최근 5년간 나집 총리의 계좌에 들어온 금액 대부분의 출처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인 1MDB로 추정된다고 수사관들은 밝혔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나집 총리의 현지 은행 계좌 5개로 입금된 총액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가 넘는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나집 총리 부부가 사치품 구입에 큰 돈을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014년 12월 22일 나집 총리의 부인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샤넬 매장에서 한 번에 13만625달러(약 1억5000만원)를 결제한 것으로 수사 문건에 기록돼 있다.

이 날은 나집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기 이틀 전으로 처음에 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자 동행한 나집 총리가 결제를 승인하라고 자국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는 전언도 있다.

또 나집 총리의 신용카드는 2014년 8월 이탈리아 휴양지의 유명 보석업체 지점에서 75만 유로(약 9억7000만원)를, 2011년 6월에는 말레이시아의 한 자동차 매매상에서 5만6000 달러(약 6411만원)를 각각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가의 말레이시아 전통 의상과 가구를 파는 ‘자켈’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1400만 달러(약 160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나집 총리가 ‘개인적인 용도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WSJ가 전했다.

나집 총리는 2013년 총선을 앞두고 1MDB의 자회사 등을 통해 자신의 계좌로 모두 6억8100만 달러(약 7797억원)을 입금받은 사실이 드러났으나, 최근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 뭉칫돈이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WSJ는 사우디 왕가가 나집 총리에게 보낸 돈은 이보다 훨씬 적은 2억 달러(약 2290억원)이며 송금 시기도 2011∼2012년으로 조사됐다며 검찰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당시 총선을 앞두고 나집 총리의 계좌로부터 정치인들에게 500회 이상의 결제가 이뤄졌으며 총액은 수백만 달러 규모라고 보도해 선거 목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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