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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 월드컵의 일그러진 이면…앰네스티, 건설 인부 ‘착취ㆍ부당 대우’ 고발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아름다운 게임의 일그러진 이면”. 국제앰네스티가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준비 현장의 노동자들이 겪는 착취와 부당 대우에 대해 고발했다.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앰네스티는 2월까지 1년 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스타디움과 아스파이어 존 근처의 조경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 234명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이 중 100명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노동 착취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카타르 정부는 이에 대한 의견 표명을 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착취와 부당 대우는 ‘카팔라’ 시스템에서 기인한 것들이 상당하다. 카팔라 시스템 하에서 고용인들은 인부들을 추방하거나, 반대로 국외 거주 인부들이 카타르를 떠날 수 있도록 하는 허가를 내릴 권한을 갖는다. 인부들은 일을 하기 위해서도, 카타르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고용주의 입만 바라봐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조사 대상자 중 88명은 고용주로부터 카타르를 떠날 수 있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앰네스티에 털어놨다. 이 중 7명은 네팔 출신으로 지난해 지진 발생 당시 가족들의 상황을 살피러 고국에 다녀오길 원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

또 인터뷰 대상 중 6명을 제외하고 노동자들은 약속했던 것보다 적은 임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여권을 몰수당했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임금 지급이 미뤄진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숙소도 고된 하루 일과를 뒤로 하고 편히 몸을 눕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저분하고, 수용 인원은 지나치게 많다. 카타르 법에도 위반된다. 칼리파 프로젝트에 속한 인부들은 좀 더 나은 숙소로 옮겨 갔지만 다른 노동자들은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전에도 인부들에 대한 부당 대우에 비판이 쏟아지자 카타르 정부는 노동 관련 규정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개정된 규정들은 12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로써 카타르 월드컵은 부정 유치 의혹과 함께 또 하나의 불명예를 얻게 됐다. 피파 뇌물 스캔들 이후 카타르 월드컵에 대해서도 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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