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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에 부는 ‘최저임금 현실화’ 바람] 최저임금 인상으로‘내수부양’vs‘투자위축’이견 팽팽
美 6년내 50% 인상案 추진
英·러·日도 인상대열에 동참
‘불평등 완화·내수진작’ 긍정효과
일부 ‘인건비상승에 고용감소’ 우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세계 경기 전망에 그늘이 드리운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은 국민의 생활 수준을 올리고, 내수를 활성화해 경제를 선순환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오히려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제리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8일(현지시간)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재 10달러(1만1700원)에서 2022년 15달러(1만7500원)로 점차 인상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7.25달러)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 운동은 이른바 ‘15달러를 위한 투쟁(fight for $15)’ 이라는 이름으로 몇해전부터 진행됐다. 2012년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자들이 시간당 임금 15달러를 요구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줄기차게 사회적 관심을 끌어온 결과, 지난해 뉴욕주에서 패스트푸드 식당 종업원과 공무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했고, 지난달 로스앤젤레스의 패서디나시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 운동바람이 거세지자 대선주자도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각각 연방 최저임금을 12달러와 15달러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다.

영국 역시 ‘생활임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최저임금 현실화에 나섰다. 당장 오는 4월 1일부터 현재 시간당 6.70파운드(1만1100원)인 최저임금을 7.2파운드(1만2000원)로 올린 뒤, 2020년까지 9파운드(1만5000원)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오는 7월부터 최저임금을 무려 20% 가까이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주 여당인 러시아연합당에서 가졌던 연설에서, 현재 한 달에 6204루블(10만5000원)인 최저임금을 오는 7월부터 7500루블(12만7000원)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본도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매년 3%씩 인상해 가능한 한 빨리 1000엔(1만원)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있다.

최저임금 인상 주장이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힘을 얻은 이유는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해법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인상론자들은 최저임금을 올려 한계소비성향(소득 대비 지출액) 이 높은 서민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면, 곧바로 내수로 이어져 꽉막힌 돈의 흐름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높은 생활비, 낮은 임금으로 불만이 가득찬 서민들을 달래주는 효과도 있다. 반면에 인건비 상승 압박 때문에 기업 투자가 줄고, 해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가뜩이나 이민자는 밀려들어오고, 기업들은 해외로 떠나는 판에 이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는 저소득층의 극우적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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