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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여야 ‘묻지마 살해’에 사형제 존치 힘실려
[헤럴드경제]엄마와 길 가던 4살 여아를 흉기로 공격해 살인한 대만 살인범에 대해 전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만판 묻지마 살인으로 대만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충격에 빠진 시민들은 연행되는 살인범에게 주먹질을 휘두르며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엄마와 길 가던 여아 목 흉기로 내리쳐=용의자인 30대 남성 왕징위(王景玉ㆍ33)는 당시 대만 타이베이시 네이후구 환산로에서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고 모친과 함께 골목을 지나던 류(劉ㆍ4세)모 양에게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 것.

류 양은 당시 외할아버지를 만나려고 모친과 함께 골목길을 가던 길이었다. 당시 엄마는 유모차를 밀고 있었고, 류 양은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딸과 엄마 사이의 거리는 1m 정도에 불과했다.

환구시보는 “류 양이 엄마와 함께 골목 어귀를 지나던 순간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한 남자(왕징위)가 흉기로 (류 양의 목을) 내리쳤다”고 전했다.

4세 여아를 숨지게 한 왕 씨는 인근 자동차 수리소 직원에 의해 제압됐으며, 행인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대만 경찰에 따르면 왕 씨는 마약 전과범이었던 과거와 함께 병원에 입원한 기록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왕 씨의 부친은 경찰 조사에서 왕 씨가 그릇된 신앙심으로 살해를 저지른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왕 씨의 집에서 ‘반공반러’ ‘강간 살해’ ‘혈통을 잇는 쓰촨 여자 구함’ ‘나는 황제’ 등의 문장이 적힌 수첩 29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에 싸인 대만사회…살인범 비난 쏟아져=사건이 알려진 28일(이하 한국시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대만 유아 살인범이 대중에게 공격당하다’(Taipei Child Killer Getting Public Beating)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한 홍콩 언론이 찍은 이 영상에서 범인은 경찰에 붙잡혀 경찰서로 인계되는 도중 분노한 시민들의 주먹질을 받았다.

경찰은 이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수많은 시민들의 주먹질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민들은 범인의 머리를 잡고 흔들기도 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다시 불거지는 사형제 존폐논란=이번 사건은 대만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사형제 존폐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집권 여당인 국민당의 훙슈주(洪秀柱) 신임 주석은 “이래도 사형제 폐지를 주장할 것이냐”며 사형제 폐지론자들을 비판하며 12세 이하 아동 살해범을 사형 혹은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지난 2012년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묻지 마’식 살인이 발생한 뒤사형 집행 여론이 조성되고 사형 확정된 죄수 6명에 대한 형이 집행된 바 있다.

한편, 류양이 참변을 당한 29일 당일에도 타이베이 신베이터우(新北投) 지하철역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이 흉기를 든 남성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는 사건이 이어졌다.

28세의 용의자는 이날 오후 12시30분께 경찰이 지하철역에서 흉기를 들고 서성거리는 이유를 묻자 경찰의 머리와 등, 손 등을 여러 차례 공격했다가 행인과 다른 경찰들에 의해 제압됐다.

또 이날 오후 1시께 신베이(新北)시에서는 23세 남성이 톱으로 40대 환경미화원을 공격해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경찰은 현재 두 사건을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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