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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만리장성 뚫렸다”… 중국 네티즌 3시간의 ‘해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중국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세계적 사이트들의 접속이 차단돼 있다. 당국의 검열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일요일 갑작스레 구글과 인스타그램에 접속이 가능하게 돼 중국 네티즌들이 짧은 해방을 맛봤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 현지시각으로 27일 밤 10시6분 한 네티즌이 구글의 아시아 지역 검색엔진인 ‘google.com.vn’의 스크린샷과 함께 “VPN 없이도 접속된다”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VPN은 중국 당국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차단한 웹사이트를 우회 접속하는 네트워크다.

한 중국 네티즌이 ‘천안문 광장’이라는 검색어로 구글(위)과 바이두(아래)에서 각각 검색한 결과

이를 본 네티즌들은 즉시 구글닷컴(Google.com)과 Google.com.hk, Google.com.vn, Google.com.sg 등 아시아 지역 구글 검색엔진에 접속할 수 있다는 글을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와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ㆍ위챗) 등에 퍼나르기 시작했다. ‘gongxinhua1’이라는 트위터 이용자는 “구글이 일시적으로 접속된다. 친구들 모두 그 얘기 중이다. 모두 들떠서 뭐든 검색해 보고 있다”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검열 없는 검색 결과는 네티즌들에게 신세계와 같았다. 한 네티즌은 1989년 천안문 사태가 일어난 ‘천안문 광장’을 검색한 결과를 SNS에 올렸다. 중국 포털인 바이두(百度)에서는 이를 검색하면 천안문 광장의 붉은 위용을 담은 사진만을 결과로 노출했지만, 구글에서는 탱크가 거리를 점령한 사진을 보여줬다. 다른 네티즌은 ‘China’s Best Actor(중국 최고의 연기자)’라는 검색어를 넣어봤다. 구글은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에 대한 평전 ‘중국 최고의 연기자, 원자바오(中國影帝, 溫家寶)’라는 책을 검색 결과로 내놓았다. 이 책은 원 전 총리를 정치 조작에 능한 인물로 묘사한 반체제 성향의 저서다.

그러나 해방의 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구글 접속은 3시간 후인 28일 오전 1시 15분께 다시 차단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1시 16분께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이 짧은 행복의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중국에서 잠시나마 구글 접속이 가능했던 것은 구글이 아시아 지역에서 베트남(vn)과 일본(jp), 인도(in), 파키스탄(pk), 싱가포르(sg) 등 새 IP 서버를 도입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페이스북 자회사인 인스타그램까지 접속가능하게 된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구글은 2010년 검열 문제를 놓고 중국 당국과 공개적으로 충돌한 끝에 거의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본토 시장에서 홍콩으로 철수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구글 서비스 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세계적 사이트들도 접속이 차단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감시망 ‘인터넷 만리장성(Great Firewall)’이 이들 IP를 인식해 차단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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