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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치킨게임 2R]“中정부의 팔 아니다는 칭화유니”...뒤에는 베이징 정부ㆍ권력자 아들이?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반도체 시장에서 치킨게임 2라운드 선전포고를 날린 곳은 바로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이다.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하며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은 칭화유니는, 이제 인수합병(M&A)를 통한 시장 진출을 넘어, 35조원을 직접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4일 칭화유니가 삼성전자 같은 외국의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직접 만들어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미국 기업 인수가 무산된 이후, 직접 투자로 발을 돌린 것이다.

칭화유니는 최근 몇년 사이 RDA와 스프레드트럼 같은 반도체 회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을 230억 달러에 사려던 꿈은 무산됐다. 웨스턴디지털에도 38억 달러를 투자하려 했지만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까봐 지난달 계획을 포기했다. 심지어 최근 추진했던 대만의 3개 반도체회사에 대한 투자 계획도 대만 여론의 반대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칭화유니그룹의 반도체 시장 진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공대인 칭화대가 대주주인 이 회사는 형식적으로 2010년 민영화됐다. 자오 회장이 “우리를 국유기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해”라면서 “진짜 국유기업은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지만 우리는 시장에서 전적으로 스스로 돈을 번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하지만 그 시작점부터 국립대학교 자회사로 출발했고, 또 지금도 칭화유니의 투자자금 중 최소 30%는 지방정부, 즉 베이징시의 직접 투자와 또 국영 은행들의 저리 대출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영 기업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 일각에서는 한 때 후진타오의 아들 후하이펑이 이 회사 당서기 자리에 있었다며,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실제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도 이 같은 중국 칭화유니의 반도체 진출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세계반도체협회(WSC)는 오는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반도체생산국 민관합동회의(GAMS)’에서 ‘중국의 반도체 펀드가 시장질서를 위반하는지’를 의제로 채택해 논의하기로 했다. 또 미국 정부도 중국 펀드와 관련 WTO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2014년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 요강에 따라 지난해까지 22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을 문제삼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인수를 추진한 배경에도 이 펀드의 투자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같은 행동은 명백한 WTO 조약 위반이다. 펀드의 출자자들이 차이나텔레콤 같은 국영기업이기 때문이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WSC 총회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사업은 중국 정부 뜻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개인적 관심 때문에 시작한 것”이라며 “대다수 사람들이 나를 정부의 ‘하얀 손(White glove)’이라고 짐작하지만 우리는 철저하게 시장지향적인 회사고, 중국 정부의 팔(arm)은 아니다”고 말한 것을 그대로 믿는 곳은 아무도 없다는 의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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