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당혹→분노→위기…급변하는 靑 기류
침묵깨고 공격적 모드 전환 예고
당청관리 못한 정무라인 탓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서울과 대구 지역 5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 의결을 거부한 이른바 ‘옥새(玉璽) 투쟁’ 선언에 대해 청와대는 이틀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의 기류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세적 모드로 서서히 전환되는 모습이 감지된다.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지난 23일 유승민 의원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 때의 ‘무언의 메시지’와는 온도차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김 대표의 기습적인 발언이 있은 24일 오후 청와대 내부엔 ‘당혹감’과 ‘분노’가 지배했다. 청와대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배신감 마저 든다”는 강도 높은 비판과 김 대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총선에 미칠 영향을 의식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러나 24일 오후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설득을 위해 김 대표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는 등 김 대표의 옥새 투쟁을 풀기 위한 노력들과 정무 라인을 통한 수습 시도가 사실상 별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청와대 내부 분위기도 급변했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공세적 모드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움직임들도 일부 감지되고 있고 정무 라인을 탓하는 말들도 들린다.

이 같은 청와대의 기류 변화는 시간이 촉박한 시점에서 자칫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의 권력누수를 당 대표가 나서서 부채질하는 희대의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내부에서는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 있나” “(선거에서) 여소야대로 갈 수도 있다”, “정책 선거는 해 보지도 못하고 여권분열로 민심만 잃게 생겼다”며 대응 카드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후보자 등록 마감 시간인 25일 자정까지 공천장에 김 대표의 도장이 찍히지 않으면 정종섭(대구 동갑), 추경호(대구 달성) 등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계 후보들은 총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달성은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일 때 지역구이기도 했다.

그 동안 공천 논란에 대해 “전혀 언급할 것이 없다”고 일관했던 정연국 대변인도 25일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 ‘아직까지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해 미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사태가 여기까지 올 정도로 당청관계를 원활히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참 아쉽다”며 정무 라인에 대한 불만 섞인 말들도 나온다. 
최상현 기자/sr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