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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티나는 그들만의 공유…억만장자들의 에어비앤비 ‘서드홈’
경제불안기 ‘여행하며 사치하는’ 성향 주목웨이드 쉴리, 부자끼리 별장공유 ‘서드홈’ 창업평균 240만달러짜리 저택 5300여개 보유등록주택가격 100억달러 훌쩍…회원제 운영회원등급·주택 컨디션 맞춰 숙박 key 부여다른 부호취향 엿보는 재미에 이용만족도 UP
경제불안기 ‘여행하며 사치하는’ 성향 주목
웨이드 쉴리, 부자끼리 별장공유 ‘서드홈’ 창업

평균 240만달러짜리 저택 5300여개 보유
등록주택가격 100억달러 훌쩍…회원제 운영
회원등급·주택 컨디션 맞춰 숙박 key 부여

다른 부호취향 엿보는 재미에 이용만족도 UP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은 에어비앤비(Airbnb). 합리적인 비용에 다른 사람이 소유한 집을 여행지의 숙소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천편일률적인 호텔에 지친 사람들이나 현지밀착형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다.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공유경제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부호들을 위한 에어비엔비 서비스인 ‘서드홈(3rd home)’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드홈 역시 ‘집을 공유한다’는 큰 틀은 에어비앤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없다. 조건이 있다. 일정 가격 이상 되는 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세계적인 휴양지에 별장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만 회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호들을 위한 에어비엔비 서비스인 ‘서드홈’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서드홈에 등록돼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아파트먼트’ 내부(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와 미국 콜로라도의 별장 외관, 코스타리카의 패닌슐라 파파가요 풀 등 럭셔리한 그들만의 각기 다른 취향을 엿볼 수 있어 이를 이용하는 회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출처=서드홈 홈페이지·웨이드 쉴리의 트위터]

돈 대신 등급제 ‘키(Key)’ 이용=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서드홈에 가입하기 위해선 가격이 최소 50만달러가 넘는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해야 한다. 물론 아무 장소에 있는 집이어서는 안 된다. 코스타리카의 산타크루즈, 플로리다의 몬트베르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의 세계적인 관광지에 위치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시애틀의 해안가 저택처럼 휴가 온 느낌을 낼 수 있는 지역의 집이어야 한다. 집 안 혹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어야 하고, 골프장이나 쇼핑시설과도 일정 이하의 거리를 지켜야 한다.

이런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회원이 될 수 있다. 가입비가 있다. 2500달러다. 부자들에게는 그리 부담스러운 돈은 아니다. 이렇게 회원에 가입하면 본인이 보유한 집의 가격과 수, 1년 중 얼마나 임대가 가능한지 등에 따라 일종의 사이버머니 같은 ‘키’가 주어진다. 예컨대 소유한 집 가격이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라면 키 1개, 200만달러부터 300만달러 선까지는 키 3개, 400만달러가 넘는 저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키 5개가 부여되는 식이다.

회원들은 이 키를 가지고 다른 회원의 집에 숙박할 수 있다. 이용하고픈 다른 회원의 저택의 ‘키’등급에 따라 자신이 가진 키로 숙박하는 것이다. 물론 키를 사용하고 싶지 않으면 현금을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집을 가지고 있어야 키를 얻을 수 있을까. 홈페이지에 올라와 는 집들을 보면 감이 잡힌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오페라 아파트먼트’의 경우 키 3~9개 정도의 평가를 받는다. 오래된 아파트를 개조해 만든 집으로 유명한 빈 오페라하우스 바로 옆에 위치했다. 베트남 꼰다오섬에 있는 리조트 경우 키 4~12개를 얻을 수 있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수영장과 야외실 등이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뉴욕 외곽의 휴양지인 팸프턴의 모래언덕 위에 세워진 이스트쿼그 저택은 키 5~15개 정도의 평가를 받는다. 

‘서드홈’홈페이지

불황 속에서 캐낸 ‘보석’ 아이디어=서비스는 출범한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5300개가 넘는 부호들의 세컨드, 서드 저택이 서비스에 등록돼있다. 역으로 말하면 그 정도 되는 거부들이 회원에 가입해있다는 이야기다. 등록돼 있는 주택들의 가격 합계만 1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2조원이 훌쩍 넘는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등록된 주택들의 평균가격은 240만달러(28억원) 정도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화가 이뤄진 후 사업은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한 해 서드홈은 60%의 성장율을 기록했다.

서드홈을 창업한 것은 미국의 사업가 웨이드 쉴리다. 그는 2010년, 당시 28살의 나이에 전 세계 부호들을 대상으로 집을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은 후 부자들이 전처럼 집을 많이 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동산 자산의 불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집을 사기보다는 그 돈을 세계여행을 다니며 사치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 와중에 그에 눈에 들어온 곳에 여행지마다 있는 부자들의 저택이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의외로 빠르게 회원들이 늘었다. 놀고 있는 부동산을 통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부자들에게 적지 않게 어필된 것.

부자들의 여러 욕망을 동시에 자극=서드홈의 매력은 그 외에도 많다. 부자들이 애용하는 최고급 리조트들보다 저렴한 가격도 경쟁력의 일부분이다. 이용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서드홈을 통해 몇 달을 여행하면서 여행경비를 최고 200만달러까지 절약했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다른 사람도 묵을 수 있는 최고급 호텔에 수천만원을 쓰느니 누군가의 특별한 저택에 수백만원을 쓰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다른 부자의 취향이 담긴 내부 인테리어나 가구 등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포인트라고 한다. 부자들의 투자처로 매력이 놓은 지역에서 숙박하면서 부동산 시세를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민상식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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