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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에세이 - 경부고속도 순찰대 단속동행기] 난폭·보복운전 꼼짝마 !
지난 22일 오후 2시경,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 ‘암행 순찰차’가 나타났다.

짙은 검은색 중형승용차. 겉을 아무리 둘러봐도 일반차량과 다른 점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차 안에서 내린 사람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경찰’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박힌 형광색 외투를 입은 사람들이었다.

‘이게 암행 경찰차구나’


다시 자동차를 살피니 조수석에 무전기가 보였다. 앞 유리와 뒷유리,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도 경광등이 숨겨져 있었다.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 소속 안승구 경사와 박익현 경장. 이들과 함께 고속도로 암행단속 현장을 동행했다. 안 경사와 박 경장은 순찰차 양쪽 문과 보닛 위에 큼지막한 경찰 마크를 붙이고 나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휴게소에서 부산방향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5분쯤 지났을까’ 순하게 달리던 순찰차가 갑자기 속도를 냈다. 고속도로를 둘러보니 흰색 싼타페가 갓길에 세워져 있다. 암행순찰차는 바로 경광등을 켜고 갓길로 다가갔다. 뒷유리에는 빨간 글씨로 “경찰입니다. 법규위반 단속 중입니다. 우측으로 이동하세요”라는 문구가 떴다.

박 경장이 창문을 내리고 경광봉을 크게 흔들었다. 경찰차를 갓길에 댄 뒤 제일 먼저 후방 안전을 살폈다. 여성 운전자는 바퀴에 바람이 빠져 차를 세우고 보험사 차량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15분쯤 지나자 보험사 차량이 도착했다. 경찰들은 운전자가 다시 출발할 때까지 후방 차량에 수신호를 보내며 안전을 확보했다. 수리를 마친 차량이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순찰차도 도로로 복귀했다.

오후 3시경. 조용하던 암행 순찰차가 다시 사이렌을 켰다. 이번에는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던 흰색 카니발. 순찰차는 경광등을 울리며 카니발을 하위 차선까지 유도했다. 곧이어 순찰차는 비상 주차대에 카니발을 세웠다.

차 안을 들여다보니 3명이 탑승해 있었다. 도로교통법상 6명 이상이 타야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경찰은 비상 주차대에 멈춰선 카니발 운전자에게 위반 사항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운전자는 “그런 규칙을 잘 몰랐다”고 가볍게 항의했지만 이내 범칙금 딱지를 받았다.

①②위반차량을 적발한 암행순찰차 경찰관이 위반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유도하고
있다.
③단속도중 경찰관 1명이 후방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④암행순찰차 경찰관이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따라가고 있다.
⑤경찰관이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안전한 비상 주차대로 유도, 운전면허증을 요구하고 있다.

박 경장은 “달리는 차 안에서도 저 차에 대충 몇 명이 타 있는지 감이 와요”라고 말했다.

온종일 고속도로 위에서 단속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였다. 특히 운전대를 잡은 안 경사는 위반 차량을 살피면서도, 도로 통행에 위험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그는 “교통 위반 심리 억제 목적으로 암행 순찰차를 운전하고 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우선”이라며 도로를 따라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ㆍ글=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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