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장애인 사이클 대표팀 "장비 파손 보상해달라" vs 대한항공 “보상 규정이 없어서” 논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대한항공이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용 자전거가 이송 도중 파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규정을 이유로 보상에 나설 수 없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다른 항공사들의 경우 유사한 상황에서 각각 보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등 장애인 체육계에 따르면 지난 17~2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뒤 대한항공 KE928편을 타고 지난 21일 귀국한 대한민국 장애인 사이클 선수들은 도착지인 인천국제공항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위탁 화물로 맡겼던 경기용 자전거 3대와 여분의 휠 3개가 운송 도중 파손됐기 때문이다. 이 일로 인해 장애인 사이클 선수들은 최대 3000만원 정도의 재산피해를 봤다고 국가대표 장애인 사이클팀은 주장하고 있다. 


당시 국가대표 장애인 사이클팀은 오는 9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대회에 참가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관계자는 “출발지인 밀리노 공항에서 위탁 수하물로 경기용 자전거를 맡길 당시 국가대표용 자전거인 만큼 특별히 조심해서 다뤄달라 요청했고,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안전한 운송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달랐다”며 “화물을 찾으려 수화물 수취 벨트를 찾아 갔을 때 자전거가 들어 있는 상자가 다른 무거운 화물 밑에 깔려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너무나도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헀다.

국가대표 장애인 사이클팀과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관계자는 곧장 공항에 상주중인 대한항공을 직원을 찾아가 해당 상황에 대해 항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직원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내용물을 보호할 수 있는 딱딱한 소재의 보호상자(하드케이스)에 넣지 않은 채 보낸 물품이 파손될 경우 보상 규정이 없어 전혀 보상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이 같은 대답은 직급이 다른 2~3명의 직원들이 나왔음에도 변함 없었다”며 “심지어 한 직원은 (하드케이스가 아닌) 일반 가방에 넣은 골프채가 파손돼도 (탑승객의 책임이며) 보상해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가대표 선수들이 쓰는 경기 물품이라해도 규정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해 감정이 상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위탁수하물 운송 도중 국가대표 장애인 사이클 선수들의 경기용 자전거가 파손된 것을 두고 보상 문제로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과 대한항공 사이에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해당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관계자의 SNS 홈페이지.

결국 국가대표 장애인 사이클팀 선수들은 3시간에 걸쳐 대기하며 항의한 끝에 정확한 시기와 방법을 공지 받지 못한 채 ‘사후 대책에 대해 본사와 논의해볼테니 돌아가서 기다리시라’는 대답만 받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항공사들의 규정은 대한항공과 다르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위탁 수하물의 경우 파손에 대한 책임이 1차적으로 승객들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사안과 같은 경우가 발생할 경우 우선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보상을 하거나 수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상 수준은 장비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 국적 항공사 담당자는 “현장 직원의 초기 대응 역시 잘못됐다.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보상등의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고객을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해당 사건의 경우 조사를 통해 밝혀진 수준만큼 보상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해명에 나선 대한항공 측은 이번 상황에 대해 “당시 국가대표 장애인 사이클팀은 해당 자전거를 포장이사용 박스에 담았기 때문에 장비 보호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며 “경기에 필수적인 고가 장비라면 고객이 사전에 (하드케이스 등)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해 위탁 수하물로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탁수하물 운송 도중 파손된 경기용 자전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다만,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듯 하다”며 “당시 현장에서 대응한 직원들을 확인한 결과 원칙적으로 보상을 할 수 없다는 점을 통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단) 귀가 전 예상되는 피해 금액을 산정해 통보를 해달라 요청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 장애인 선수단이란 특수 상황을 감안해 보상을 하려 검토 중이었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