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O.O.O 인터뷰②] “이적은 나의 아이돌…내게 열등감을 심어준 분”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혜성처럼 등장해 벌써부터 심심치 않게 노래가 들려온다. 이제 첫 EP앨범을 냈다. 오는 4월이면 새 싱글도 준비 중이다. 가성현(보컬), 장용호(기타), 김학겸(베이스) 유진상(드럼)이 모인 밴드 O.O.O다. 평균 나이 25.7세, 홍대에서도 어린 밴드로 꼽힌다지만, 이들의 20대는 음악과 함께였다. 소속사 없이 여러 작업실을 전전하던 시절도 있었고, 음악적 감성을 찾으려 이별의 장소를 일부러 찾기도 했다. 소년들을 지배했던 음악들과 이 길에 접어든 이유를 들어봤다.

▶ 음악을 시작한 이유?

가성현 : 미대를 갔지만, 입시미술을 해서 미대를 간 건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의도치 않은 성적을 받았다. 그 때 실기가 폐지돼 면접과 성적만으로 미대를 갔다.(가성현은 홍익대학교 의상학과에 입학했다) 그 당시에 옷을 좋아했던 거지 만들고 이런 걸 졸아한 건 아니다. 그러면서 전과를 두 번 하고, 내 적성에 맞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예전부터 밴드를 해보고 싶었으니, 어릴 때 1, 2년이라도 해보자 해서 시작했다. 부모님의 반대랄 것도 없었던 게 부모님도 쟤가 언제까지 하나 보자 이러다가. 제가 잘 질리고, 그만두는 성격.이다. 욱하면 집어던지고, 안하는 성격. 부모님도 당연히 1년 하다 그만두겠지 생각하셨던 것 같다.

장용호 : 중학교 때부터 혼자 기타를 쳤다. 학교에서 밴드부를 했다. 아버지가 기타를 친다. 형도 기타를 치고, 큰아버지도 기타를 친다. (멤버들은 집안에 ‘기타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영향 때문에 친 건 아니다. 치고 싶어서 쳤다. 친형과도 밴드를 했고, 취미로만 쳤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해서, 전공을 미술로 대학에 갔다. 미술 입시도 하고 대학도 다녔는데, 적성에 안 맞는다. 일단 휴학을 하자, 뭘 할까 생각하다가, 성현이를 만나 밴드를 하게 됐다.

김학겸 : 미대를 정말 가고 싶었다. 부모님이 모두 디자인하신다. 아버지가 워낙에 엄하고, 칭찬에도 인색하시다. 집에서 주눅들어 살면서, 혼자 그림도 많이 그렸다. 저도 미대에 가고 싶다고 은근슬쩍 얘기했는데,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다. 설득할 패기는 없어서, 수그러뜨렸다. (현재 김학겸은 아주대 미디어과에 재학 중이다) 하고 싶은 것을 못 한 것에 대한 상처가 있어, 그것을 어떻게든 분출하려고 했던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했던 음악이 분출구가 됐고, 음악을 하다 보니 칭찬도 많이 받았다.

유진상 : 중학교 때 뭐 하나 잘 하는 것 없는 학생이었다. 잘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바로 드럼이었다. 부모님도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자연스럽게 드럼에 빠지게 됐다. 작은 누나는 트럼펫을 불었다. 대학까지 전공을 하다가 관두고 직장을 다닌다. 그래서 부모님이 지원을 더 해주신 것 같다.


▶ 좋아하는 뮤지션은?

가성현 : 저의 아이돌은 이적이다. 음악을 시작한 것도 그 분 때문이다. 그 분의 목소리를 닮고 싶었고, 음악적 성장도 닮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하셔서 목소리의 변화가 느껴진다. 가사에서도 어린 시절의 치기가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것도 많다. 다듬어지지 않았다는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거칠게 써내려간 가사라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보면, 저한테 열등감을 많이 심어준 분이다. 또 한 편으로는 진심으로 하려고 하면 할 수 있겠다는 걸 보여준 분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렇게 잘 하지’라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지만, ‘어떻게 저렇게 자심감 있게 앨범을 냈지’ 이런 생각이 드는 앨범도 있다. 언젠가는 이 인터뷰를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 보면 울 것 같다. 나의 아이돌이다.

장용호 : 일본 가수 미야비다. 음악도 좋아하지만, 그 분이 치는 기타 플레이를 보고 영향을 받았다. 그 영향이 이번 앨범에 녹아났는지는 모르겠다. 그 분을 보면서 다시 음악을 하고, 기타를 잘 치고 싶다. 저 사람처럼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미야비가 멋있었던 건 아이돌로 데뷔하다가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보였기 때문이다.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것이 멋잇어보였다.

김학겸 : 사운드 아트를 좋아했다. 노래보다 음악을, 음악보다 사운드를 더 좋아하고, 특이한 영상과 함께 하는 밴드를 좋아한다. 대중적인 밴드로는 라디오헤드를 좋아한다. 영향도 받으려고 노력했다. 너무 위대하신 분들이라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기엔…. (웃음)

유진상 : 제 드럼 플레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은 토니 오이스터 주니어다. 그 드러머를 담고 싶어서 드럼을 연습하게 됐다. 그 사람을 따라가고 싶었다. 음악적으로는 재즈도 하고 싶고, 흑인음악 해보고 싶었다. 요새 많이 듣는 건 호세 제임스라는 보컬리스트다. 그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sh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