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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기에 동시테러 충격] 테러도 뉴노멀…나도, 이웃의 표적이 될수 있다
테러유령이 유럽 전역 배회
소리 소문없이 일상 잠식
인종차별 반감 ‘외로운늑대’
지역 네트워크 형성 고리로



22일(현지시간) 브뤼셀의 명소 대광장(그랜드 플레이스)은 휑덩그렁했다. 평소 같았으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여행자들로 가득했겠지만, 테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취를 감췄다. 중심 쇼핑가 뤼 뇌브에서도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검붉은 피와 아우성으로 아비규환으로 변한 브뤼셀의 하루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일상을 만들었다.

테러가 일상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 테러는 보이지 않는 유령으로 유럽 전역을 배회하고 있고, 일상이 되고 있다. 특히 유럽을 테러의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이슬람국가(IS)는 더 이상 낯설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소리 소문없이 순식간에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 들었다. 벨기에 브뤼셀은 나도, 내 이웃도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내 이웃이 테러범일 수도 있다는 슬픈 현실도 함께…

IS는 치밀하면서도 복잡한 조직력으로 ‘외로운 늑대’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에 대해 혐오주의와 인종차별의 반작용으로 외로운 늑대가 소규모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고리가 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자생적 지역 네트워크’로 발을 넓혀가고 있는 테러는 IS의 조직력과 상호 작용을 하며 사람들의 일상을 테러의 현장으로 뒤바꿔 놓고 있다.

현지 주민 아그니스카 루카스비크(35ㆍ여)는 “브뤼셀은 유럽의 심장이니까,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었죠”라면서도 몰렌베이크 역에서 20명이 넘게 죽은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몰렌베이크 역은 그가 출퇴근하며 하루 두번씩은 지나치는 곳으로, 조금만 지각했다면 그 역시 테러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

이날 아침 출근시간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일어난 IS의 테러로 30명이 넘는 사망자와 2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다. 피해자 대다수는 유명인사나 공권력이 아닌 일반 시민으로, 테러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를 향해서나 일어날 수 있음을 새삼 각인시켰다. 어느 새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은 테러의 공포가 더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IS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의 두 차례 테러를 비롯해, 올해 1월 터키 이스탄불 술탄아흐메드 광장 테러, 같은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 테러 등을 통해 이른바 ‘소프트타깃’을 노리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CNN에 따르면, 2014년 6월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를 제외한 20개 국가에서 IS가 일으킨 75회의 테러로 최소 1280명이 사망했다. 민간인 대상 테러는 군대나 경찰을 상대로 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실패할 확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적이었다. 세계무역센터나 펜타곤과 같은 서방의 상징적인 건물을 노린 2001년 9ㆍ11테러와는 분명히 차별화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9ㆍ11테러 이후 표준이 된, 공항 출입국장 검색으로는 더 이상 테러를 막는 데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공항의 모든 입구에서 검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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