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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의 뉴노멀]취약성 드러난 ‘유럽의 열린 사회’…테러의 제물이 되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공격의 목표는 명확하다. 국제공항과 유럽연합(EU) 건물 인근 지하철역. 단지 벨기에를 노린 것이 아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러가 발생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EU 가입국 22개국을 포함 유럽 26개국은 여권과 비자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이번 테러는 유럽 주요 공항 중 허브 역할을 하는 브뤼셀 공항에서 발생했다. 이번 테러로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항공 운항 차질 등 피해를 입었다. 국가간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유럽의 취약성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브뤼셀 테러가 ‘열린 유럽 사회(open European society)’의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가 발생한 이후 주범 살라 압데슬람은 벨기에로 도주했다. 벨기에 당국은 압데슬람을 잡기 위해 수십차례 급습을 지휘했고, 지난 18일 몰렌베이크에서 그를 생포했다. 하지만 나흘 뒤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알아채지 못했다.

반면 유럽 첩보원들은 유럽에서 추가 테러 발생은 시간문제였다고 경고해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NYT는 벨기에 보안이 취약하다는 것뿐만아니라 테러의 위협이 지속적이고 더욱 강력해졌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럽의 보안을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추가 테러는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버나드 스콰시니 전 프랑스 정보국 대표는 “체크인 카운터를 포함해 유럽 전체 공항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2014년 10월 이후 ‘이슬람국가(IS)’가 공격한 나라는 20개 정도다. 가장 최근에 공격을 받은 벨기에는 지리적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가까운 교통 중심지다. EU의 본부도 브뤼셀에 위치하고 있다.

반면 벨기에는 정치, 사회적인 면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 벨기에는 프랑스어, 독일어, 네덜란드어가 공용어로 사용된다.

특히 보수당이 득세하면서 분열이 심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2011년 벨기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무슬림 여자들이 온몸을 휘감는 데 쓰는 천) 착용 금지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WP에 따르면 파리 테러범 압데슬람이 살던 몰렌비크의 경우 터키, 모로코 출신 이민자 비중이 높다. 이 지역의 실업률은 40%에 달하고 있는데, 주민 대부분은 프랑스어와 아랍어밖에 쓸 줄 모르기 때문이다. 취업을 하려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는 물론 때때로 영어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여러 언어를 쓰다보니 범죄 수사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벨기에는 총기 밀수의 허브로 불리기도 한다.

BBC방송은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에 비해 벨기에의 CCTV 시스템이 취약한 것도 이번 테러가 벨기에에서 발생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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