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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한국인학교에 부지 임대 검토… 도민들 불만 ‘폭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보육시설 늘리는 데에 써야지 왜 외교가 우선이냐”

일본 도쿄(東京)도가 도내 두 번째 한국인 학교 설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도민들의 불만 전화가 빗발쳤다. 도민을 위한 시설을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독도 영유권 분쟁 및 역사갈등을 둘러싼 반한(反韓) 감정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자민당 소속의 도쿄도 의원은 21일 산케이(産經)신문을 통해 신주쿠 야라이정(矢來町)에 있는 도립 이치가야(市ヶ谷)상업고교 부지 약 6100㎡를 유상임대할 도쿄 도청의 방안이 “폭주”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지사는 선거 당시 복지 제도 확충을 외쳤으면서 왜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가”며 “복지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부지를 외교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지사의 폭주”라고 주장했다. 도의원은 이어 “다케시마(竹島ㆍ일본의 독도명) 문제도 있기 때문에 용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독도’ 문제를 이유로 한국에 부지를 대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에 유상대여할 예정인 도쿄 도립 이치가야(市ヶ谷)상업고교 [자료=교몬(敎門)닷컴]

산케이는 한국인학교 부지 대여를 놓고 하루 약 300건 이상의 불만이 도청에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왜 하필 한국 학교인가”라며 “외교보다 도민의 삶이 우선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7월 방한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 지사에게 제 2의 한국인 학교를 세우기 위한 부지 지원을 요청했다. 도쿄도는 16일, 지난 2009년 4월 폐교한 이치가야 상업 고등학교의 부지를 한국에 유상 대여하는 방향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지 약 6100㎡인 이치가야 고등학교는 현재 구립(区立) 초등학교의 임시 학교로 2017년 3월까지 이용된다.

도쿄의 한국인학교는 학교법인인 도쿄한국이 설치한 도쿄 한국학교가 유일하다. 한국학교는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 자녀나 재일교포 3세 등이 주로 다니고 있다. 초등부와 중고등학교로 나눠져 각각 720명씩 수용하고 있다. 부지 규모는 약 5600㎡다. 서울 내에는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일본인학교가 유일한 일본인 학교다. 서울일본인학교 정원은 유치원부터 중학교 과정까지 각각 400명이다.

도쿄도는 지난해 위안부 합의 등을 계기로 한일 양국 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자 본격적인 대여 검토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지사는 지난 16일 기자들에 “부지 대여가 한일관계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동시설 부족문제에 대해서는 “아동 관련 복지시설도 확충해나갈 것”이라며 “이치가야 고교 대여문제와 아동시설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부지를 대여하고 있는 신주쿠 구에서 어린이집에 탈락한 대기아동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총 168명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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