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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통 깨는 각국 중앙은행…마이너스 금리 최대 수혜자는 미국?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 자금 마련을 위해 저금통(미국 국채)을 깨고 있다. 하지만 유럽 및 일본 등 주요 경제국의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미 국채의 인기는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많이 팔기도 하지만, 그 만큼 많이 사고 있는 게 미국 국채라는 것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난 1월에 매도한 미 국채 규모는 572억 달러(약 67조14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달 480억 달러 보다 100억 달러 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1978년 이후 월간 매도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에도 총 2250억 달러(약 264조1275억원) 규모의 미 국채를 내다 팔았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시장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 국채 매수에 있어 외국인들은 더는 영원한 친구가 아니다”고 고객노트에 적었다.


미 국채 매도 규모
[사진=게티이미지]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처럼 미 국채를 내다 파는 것은 ‘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거나, 유가 하락으로 재정이 부족해진 나라들이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은 지난 1월에만 82억 달러(약 9조6259억원)의 미 국채를 매도했다. 중국은 경기 부양과 환율안정을 위해 전달에도 184억 달러의 미 국채를 내다 팔았다. CNN머니는 중국의 미 국채 매도 규모가 축소됐으나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월 1000억 달러 가량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실제 미 국채 매도액은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초저유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유국들도 빈 곳간을 메꾸기 위해 미 국채를 팔고 있다. CNN머니는 노르웨이, 멕시코, 캐나다, 콜롬비아 등이 모두 1월에 미 국채를 매도했다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져 이들 국가의 재정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DA 데이비슨의 새론 스타크 채권 전략가는 이와 관련 “외국 중앙은행들의 국채 매도는 펀더멘털과 무관하다”라며 “미국 경제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 국채의 대규모 매도가 미국 경제가 나빠져서가 아니라, 자금 마련을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경제는 세계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탄탄한 회복을 보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6일(현지시간) 3월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경제가 최근 몇 달동안 (대외에서의) 충격에 직면했을 때 매우 강한 복원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그러면서 “여러 나라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했던 많은 기간이 있었다”며 “미국이 많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고용시장에서 성과를 냈고, 따라서 우리(미국)의 통화정책에 약간의 다양성이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내다 팔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 국채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 1월 중 미 국채 수요는 늘어 외국인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6조18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중국 다음으로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브라질, 벨기에 등이 미 국채를 더 사들였다.

미 국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진 것은 유럽, 일본 등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면서 주요 선진국 국채와의 금리차가 확대돼 미 국채의 상대적인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최대 수혜자가 미국인 셈이다.

실제 2년 전 3% 수준에 머물렀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1.99%까지 하락한 상태다.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 만큼 미 국채 가격이 수요 증가로 올랐다는 얘기다.

컨버지엑스의 수석 시장전략가 니컬러스 컬라스는 “미 국채는 최고의 담보물”이라면서 비록 성장 전망이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미 경제는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향후 10년간 더 믿을 만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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