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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으로 본 與野 잠룡 성적표] 與 김무성‘흔들’ 오세훈‘약진’…野 문재인‘실익’ 안철수‘상처’
김무성, 측근 김성태등 생존 ‘위안’
오세훈, 정치1번지 종로후보 ‘순탄’
유승민, 수족들 컷오프 ‘고립무원’
문재인, 공천 한발물러나 ‘반사익’
안철수, 야권연대 당내불화 ‘오점’



당장 눈앞의 20대 총선이 전부가 아니다. 여야 공천 전쟁의 밑그림엔 2017년 대선이 있다. 총선만 본다면 당선 여부가 관건이지만, 출마자를 정하는 경선은 ‘잠룡’의 기세 싸움이 짙다.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없애는가. 당선 가능성을 뛰어넘는 정무적 칼바람이 난무하는 이유다. 공천으로 엇갈리는 여야 잠룡의 성적표다.

공천 이후 여권의 잠룡은 더 혼란스럽게 됐다. 현재까지 여권에서 꼽히는 잠룡으론 김무성 당 대표,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정도다. 김 대표는 현재 ‘침묵’ 모드다. 다문 입이 그의 현실을 반영한다. 정치생명을 걸고 상향식 공천을 추진했지만, ‘공천학살’로까지 불릴 만큼 상향식 공천은 유명무실해졌다. 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의원이 대거 ‘컷오프’되면서 상향식 공천을 앞세운 김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렸다.

김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김성태ㆍ김학용 의원 등이 살아남은 게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친이계나 유승민계 등이 ’학살’에 가까운 탈락을 당하면서 친박계와 각을 세울 ‘비박계’의 세도 크게 위축될 형국이다.

유 의원은 한층 더 고립됐다. 원내대표 사퇴 이후 “살아서 돌아오라”고 당부했던 ‘수족’이 대부분 ‘컷오프’ 당했다. 당선이 되면 유력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리란 전망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만큼 친박계의 위기감이 컸다는 반증이다. 살아남더라도 여의도 내에서 믿고 따를 ‘세’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

오히려 기회가 되리란 분석도 있다. 임기 후반에 접어들고 본격적으로 ‘레임덕’이 오면, 공천 과정에서 공고화된 ‘반(反) 박근혜’ 이미지가 대권엔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문수 전 지사와 오 전 시장은 공천을 통해 기회를 잡았다. 교체설까지 거론되던 김 전 지사는 끝내 대구 수성갑 후보 자격을 얻었다. 오 전 시장 역시 경선에서 박진 전 의원을 누르고 ‘정치1번지’ 서울 종로구 후보가 됐다. 두 지역 모두 전국적 관심이 쏠리는 주요 격전지다. 총선 결과에 잠룡의 사활이 걸렸다.

야권에선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현재 주요 대권주자다. 안 대표는 당 내 지도부의 분열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야권연대를 강하게 거부하면서 총선에서 야권 패배의 책임을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대권에선 결국 정권교체를 공동 목표로 삼는 야권 통합이 주요 과제라 볼 때, 안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을 통해 한층 야권 통합 후보에선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다.

공천에서 거리를 둔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대신 ’피’를 묻히면서 상대적으로 이득을 본 측면이 있다.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운 상당수 의원이 탈당했고, 이번 공천에서도 ‘친문’ 현역 의원 상당수가 생존했다. ‘친노’에서 ‘친문’으로 한층 당내 색이 명확해졌다는 평이다.

문 전 대표는 복귀 시점이 관건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서 어떤 명분으로 전면에 복귀할지가 남았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나 반기문 유엔 총장도 유력한 여야 잠룡으로 거론되지만, 이번 총선에선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득(得) 될 게 없었지만, 그렇다고 실(失)도 없었다. 공천에서 한발 떨어진 사이 여의도 내 유력 잠룡들이 상처를 입은 게 자연스레 득으로 남는다. 이들의 행보는 총선 이후 여야 판세에 달렸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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