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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공천 승자는 결국 ‘朴’, 시작부터 끝까지 박근혜 vs 유승민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면 살아남지 못한다. 새누리당 공천전쟁의 숨겨진 결말이다. ‘공천학살’로도 불릴만큼 칼바람이 몰아쳤다. 유승민계는 물론, 이재오ㆍ진영 의원 등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운 중진급 의원들이 모두 탈락했다. 공천 시작부터 이번 공천의 핵심은 유 의원으로 상징되는 ‘비박계’란 말이 돌았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전망은 현실화된 모습이다.

지난 15일 공천 심사 결과 유 의원의 ‘수족’은 모두 탈락했다. 최측근 이종훈 의원이나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조해진 의원, 유 의원과 고등학교 동기인 류성걸 의원, 대구에서 유 의원을 도왔던 김희국 의원 등이 모두 ‘컷오프’됐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한 식당에서 이들 의원과 만나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을 남겼다. “내년 총선에서 다들 잘 되길 바란다”는 말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들 대부분 공천 칼바람 대상이 됐고, 유 의원조차 아직 생사가 결정되지 않았다. ‘박근혜 vs 유승민’의 구도가 결국 공천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처절한 응징이다. 설사 유 의원이 남게 되더라도 당 내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진영ㆍ이재오 의원이 컷오프된 점도 파장이 크다. 야권 강세 지역에서 5선을 한 이 의원이나 서울 용산에서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진 의원이 본선에 뛰기 전에 탈락했다. 진 의원은 친박계로 불렸으나 박근혜 정부 초기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으면서 정부의 국민ㆍ기초연금 연계 결정에 항의하며 자진 사퇴했다. 이후로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나고,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친박계가 이번 경선에서 진 의원을 물갈이할 것이란 소문이 정계에 떠돌았다. 소문은 현실이 됐다.

유 의원의 생사가 남아 있지만, 살아남더라도 출혈은 크다. 당장 수도권의 역풍이 우려된다. 정부를 비판하면 공천 보복으로 이어진다는 모양새 때문이다.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의원만 남겨놓는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유 의원의 생사를 막판까지 남겨놓은 것도 이 같은 역풍 때문으로 보인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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