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변에서 충돌…무난 선방하면 형세는 유리해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 5국이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국 내용은 이세돌 9단이 불리하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해설자들도 “느낌이 좋다”고 했다.
초반부터 대국장은 인간 대 인공지능의 기세싸움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대국은 곳곳에서 난타전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이세돌 9단은 우하변에 거대한 집을 형성했다. 알파고는 끈질기게 파고들었으나,이 9단이 무난히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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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알파고 대국 이미지. |
알파고는 두터운 중앙 세력을 포진해 균형을 이루고 있다. 4국때의 형세가 재현됐다. 우하변, 우상변, 좌상변에 실리를 챙긴 이 9단은 이때 우상변에 특공대를 투입했다. 이를 둘러싸고 알파고는 공격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공간이 넓어 이세돌 9단이 무난히 돌을 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상변 결투가 종료되면 대국 향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창혁 9단은 해설을 통해 “이세돌 9단이 매우 유리한 것도 아니지만, 불리하지도 않다”며 “실리를 초반에 확보해놨기 때문에 우상변에서 성과를 거두면 좋은 형국”이라고 했다.
5국에선 이세돌다운 수가 많이 나왔다. 실리를 챙길땐 확실히 챙겼고, 끊을때는 과감하게 끊었다. 3연패의 충격뒤 귀중한 1승을 거뒀고, 이에 마음의 부담을 던 것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바둑을 둘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고수세계에서의 심리상태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9단이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 5국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세돌 9단의 5국 포석 첫단추는 양소목이었다. 실리를 추구하는 수로, 90년대 대대적인 유행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수그러들었는데 요즘 다시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는 수다.
4국에서 알파고에 이긴 이 9단이 알파고 격파의 첫 전략을 양소목으로 택한 것이다. 초반 실리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중이 강하다. 중반 이후 알파고의 집을 견제하며 결사대 또는 구출대를 보내는 중원대결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상변 알파고 세력이 강해지자, 이 9단은 승부수를 내던졌다. 이후 이 9단은 담담한 표정으로 알파고 공세를 맞받아치고 있다.
유창혁 9단은 해설을 통해 “이세돌 9단이 4국을 거치는 동안 알파고의 허점에 대한 감을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알파고가 워낙 뛰어나 그것을 승리 전략을 잘 활용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전체적으로 이 9단의 자신의 의도대로 두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5국은 이세돌 9단의 흑으로 시작됐다. 이세돌 9단은 4국 승리 후 “흑을 잡고 5국은 두고 싶다”고 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대국을 주도하면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알파고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또다른 창조의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이 9단의 의중이 엿보였다. 5국은 이같은 이 9단의 의중대로 바둑이 흘러가고 있으며, 그래서 느낌이 좋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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