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시경 경기 평택 경찰서를 떠난 신씨 부부는 한시간 여 뒤 포승읍 원정리의 자택 빌라에 도착했지만 쉽게 범행 현장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도착 한시간여 전부터 자택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이 “살인죄를 적용하라”, “살인자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기 때문.
특히 평택시 안중·포승지역 학부모로 구성된 ‘안포맘’이라는 지역맘 카페 회원들은 락스통과 계란 등을 든 채 신씨 부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 회원 50여명은 “이번 원영이 사건은 단순 학대가 아닌 살인행위”라며 “중한 처벌을 내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 손에는 미리 준비해 온 락스를 흔들며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류정화 대표는 “원영이는 이 동네에서 함께 놀던 아이”라며 “온 국민이 악마 친부· 락스 계모에게 살인죄가 인정되도록 함께 뜻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2시 45분께 경찰 병력이 군중들을 막은 채 신씨 부부가 경찰 호송차 2대에 나눠타고 빌라 입구로 진입하자 주민들은 더욱 흥분했다. 한 안포맘 회원은 경찰차에 계란을 던졌고 40대 한 남성은 “얼굴만 보여 달라”며 경찰 병력으로 몸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 병력이 이 남성을 둘러싸자 주민들은 “누구를 보호하려는 거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자택 안으로 들어간 신씨 부부는 약 30분 간 자택 안에서 신 씨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과정과 사체 유기를 결정해 시신을 옮기는 과정을 재연했다.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이 한 범행을 담담히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재연과정에서 친부 신씨의 학대 가담 정도를 확인하고 두 사람이 신 군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학대를 계속하고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확인,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 가능한지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재연이 끝나자 두 사람은 경찰 병력의 보호를 받으며 황급히 경찰 호송차에 몸을 싣고 암매장 장소인 청북면 야산으로 향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야산에 도착하는 대로 암매장 과정을 재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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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자택에서 이뤄진 신원영 군 학대 사망사건 현장검증은 신씨 부부의 범행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격앙된 채 진행됐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