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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부터 소셜커머스까지…유통가 전체가 뛰어든 O2O 경쟁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는 쇼핑이라는 O2O(online to offline)는 일명 ‘옴니채널’이란 이름으로 2년여 전 국내에 상륙했다. 쉽게 말하자면 온라인 공간에서 구입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거나 홈쇼핑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형식의 쇼핑이다.

저성장으로 인한 위기를 넘으려는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옴니채널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명확했던 업태로는 지금과 같은 불황기를 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했던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탐내고 있고, 사람이 들지 않는 오프라인 매장을 놓고 고민중인 업체들은 온라인과의 연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직도 생소한 이름 ‘옴니채널’이 등장한지 2년. 업체별 O2O 성적표는 어떨까.

‘유통공룡’이라는 별칭으로 그 힘을 과시하는 롯데는 2년전 ‘옴니채널’이라는 말을 국내에 처음 들여온 업체다. 그러나 선두주자로서는 아쉽게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지는 못한 상태다. 계열사가 80여개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이 오히려 새로운 시도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계열사마다 온라인몰을 따로 운영하고 이를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보니,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옴니채널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결실은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것으로 O2O를 시작했고, 2014년에는 소셜커머스 위메프에도 입점하는 등 현재 10여개의 온라인 채널과 접하고 있다. 롯데닷컴이나 엘롯데 등 롯데백화점과 연동된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2014년 4월 시작한 이후 꾸준히 이용 고객이 늘어 현재 34개 점포에서 1만여건 정도의 스마트픽이 발생하고 있다.

종이로 된 쿠폰이 없어도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쿠폰북’ 앱도 2014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바로 할인쿠폰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해 기준 실 사용자가 200만명 수준이다.

신세계는 계열사간 통합과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한데에 묶었다. 백화점 쇼핑, 마트 장보기 등을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SSG.com’이라 이름 붙인 이 온라인몰은 최근 ‘쓱’이라는 별명으로 사이트를 칭하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가 소셜커머스 업체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기저귀, 분유, 여성용품, 커피믹스 등 생필품 최저가 정책을 내세우자 온라인이 더 들떴다. 기저귀 가격 경쟁을 시작하자 이마트 매장 기저귀 매출은 47.8% 올랐는데, 온라인몰에서는 90.2%가 늘 정도였다. 이마트는 최저가 경쟁과 당일배송을 강화해 올해 온라인에서만 연매출 1조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달 ‘손 안의 백화점’이란 콘셉트의 모바일앱 ‘샤벳’까지 열었다. 백화점에서 상품을 보는 것과 흡사한 구조로 상품을 소개하는 샤벳은 백화점을 방문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20~30대 여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온ㆍ오프라인 연계의 기본 틀은 SSG.com으로 두되, 샤벳 등을 통해 잔재미를 줄 수 있는 부대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느리지만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작은 유통 업체 중 느린 편에 속하지만 계열사간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 한다는 것이다. 현대는 지난 1월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을 개설했다. 공식몰 개설치고는 꽤 느린 편이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주문한 디저트를 백화점 매장에서 찾아가는 ‘디저트 스토어 픽’ 등 O2O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11일 공식 개장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는 현대홈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플러스샵’까지 개설했다. 현대는 다음달 문을 여는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과 올 하반기 개장 예정인 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도 홈쇼핑 매장을 낼 계획이다.

홈쇼핑의 오프라인 진출은 CJ오쇼핑이 현대홈쇼핑보다 앞섰다. CJ오쇼핑은 2014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스타일 온에어’ 매장을 냈고, 현재까지 4개로 매장을 늘렸다. 롯데홈쇼핑은 방송 제품을 직접 보고 모바일 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스튜디오 샵’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소셜커머스까지 가세했다. 위메프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위메프관을 열고, 패션이나 잡화류, 간단한 음료 메뉴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업체들은 옴니채널 강화 방안을 찾는데 열중하고 있지만, 그 속도나 규모에 대해서는 명확한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은 후발주자가 따라오기는 쉽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처음 서비스를 내놓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아직까지는 기존 업태에 비하면 옴니채널의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옴니채널은 신규 출점이나 마찬가지”라며 “파이는 매우 작지만, 우리가 하지 않으면 다른 업체가 이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진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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