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공지능 공습경보] 커즈와일 10년전 알파고 예고, 그땐 무시했다
-이세돌 패배로 재조명되는 ‘특이점’
-알파고 위력 보이자 모두들 현실감
-2029년 AI,인간지능 필적 또는 추월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9일과 10일 오후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아쉽게 인공지능(AI)의 승리로 돌아갔다. 인간 최고수 이 9단의 패배는 적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둑을 모르던 지구촌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였던 세기의 빅이벤트, 즉 인간 대 기계의 역사적 대결에서 인간이 패하자 여러가지 파장도 낳고 있다.

인간과 AI의 대결로 전 세계적 관심을 받은 대결을 앞두기 훨씬 전부터 세계 최고의 석학들은 ‘AI가 인간의 지각 능력을 뛰어넘는 순간이 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자문자답 해왔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미래학자로 꼽히는 레이 커즈와일(68)은 이에 대한 답을 ‘특이점(Singularity)’이란 개념으로 명료하게 표현해 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그것도 10년전에 예단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커즈와일.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2005년 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놀라운 예측을 내놨다. 커즈와일이 말하는 ‘특이점’이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시점을 뜻한다. 지능은 물론 지각능력, 판단력, 심지어 감성까지 포함한 영역이다.

책에서 그는 인공지능, 나노공학, 로봇공학, 생명공학이 발전하면서 2029년에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필적하거나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45년에는 기계지능이 인간지능을 완벽하게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이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건 아니다. 커즈와일은 이 분야 최고의 석학이자 예측력을 자랑한다. 지난 30여년동안 그가 말한 예측이 무려 86%나 적중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그는 1990년에 “2009년쯤 무인자동차가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8년 이전에 컴퓨터가 인간 체스 챔피언을 누를 것이라는 예상도 했는데, 정확히 맞췄다.

이세돌-알파고 바둑 대결 이미지.

커즈와일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빌 게이츠는 커즈와일에 대해 “내가 아는 한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언하는 최고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시대의 가장 대단한 강매 장사꾼’ 등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커즈와일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하루 전인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 참석해 ‘특이점의 도래’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이날 그는 유머감각과 사랑의 감정이야말로 인간 지능의 ‘핵심’인데 컴퓨터가 인간지능을 능가한다는 것은 이런 감정부문도 포함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현재 커즈와일은 구글에서 AI 개발 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AI의 진보를 이루는 자연어 이해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목표는 개성과 지적기반을 갖춘 컴퓨터와 인간이 대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인간들과 결합해 ‘포스트 휴먼’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h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