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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짙은 불황에 위작논란 등 악재 불구미술계 신예작가 창작열기 뜨거웠네
제34회 화랑미술제 6일 성황리 막내려


“평년작이었다”, “요즘 분위기가 워낙 나쁜 것에 비하면 그래도 어지간한 수준은 됐다”, “작품 수준은 키아프(KIAFㆍ한국국제아트페어)보다 높았다”, “큰손 컬렉터들이 없었다”…. ‘제34회 화랑미술제’에 참여했던 갤러리 대표들의 평가다.

화랑미술제가 3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동안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화랑미술제는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회장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가 주최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 박람회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시작부터 ‘절박함’이 가득했다. 박우홍 화랑협회장은 미술제 개막에 앞서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술품 진위 논란으로 국내 미술계가 빈사상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력을 회복해서 미술 유통 본연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읍소하기도 했다. 


이번 화랑미술제에는 89개 화랑이 참여했다. 지난해(87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화랑협회가 결산한 올해 화랑미술제 관람객 수는 3만3000명. 판매작품 수는 약 600여점, 판매금액은 37억5000만원 선으로 추정됐다. 이 역시 지난해(판매작품 수 590여점, 판매금액 38억5000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저조한 수준”이라며 그래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미술제는 젊은 작가들을 대거 소개하는 한편,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제휴해 온라인 구매 채널을 열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특히 신진작가, 혹은 중견작가의 작품 중 30만원 이상 200만원 이하의 가격대로 구성한 온라인 특별전은 “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컬렉터 층을 다변화했다”는 자평이다.

지난해 말까지 미술시장을 장악했던 ‘단색화’ 붐은 다소 주춤했다. 특히 단색화 대표 작가로 꼽히는 이우환 화백의 인기 작품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시리즈는 이번 미술제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위작 시비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최근의 악재가 반영된 탓이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등 다른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을 들고 나온 갤러리들은 “장사를 좀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단색화는 여전히 시장성 있는 테마주임을 입증한 셈이다.

박 회장은 “미술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젊고 새로운 작가들이 비교적 많이 등장한 것 같다”며 “다만 꽃 그림같은, 장식성이 두드러지는 화사하고 예쁜 작품들 위주로 소개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제 국내에도 아트페어가 많아진 만큼, 화랑미술제도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갤러리 대표는 “젊은 작가들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컬렉터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서는 그들이 관심을 갖는 작품들을 들고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며 “꼭 단색화가 아니더라도 큰손 컬렉터들이 관심을 갖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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