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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거리 쓰레기 몸살] 서초구에 딱 1개 남은 쓰레기통…마저 없애야 할까 대폭 늘려야 할까
서울시는 쓰레기통을 늘리기 위해 예산을 편성해 각 구청들의 쓰레기통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쓰레기통이 늘면 시민 불편이 줄어들고 도시 미관도 나아진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반면 서초구는 2012년부터 아예 쓰레기통을 없애 지금은 구내에 단 1개의 쓰레기통만 남아있다. 공공 쓰레기통에 각종 생활쓰레기가 무단투기돼 쓰레기 종량제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 서초구의 설명이다.

이렇다보니 강남대로의 동쪽 거리(강남구 관할)에는 쓰레기통이 100m간격으로 존재하지만 맞은편 서쪽 거리(서초구 관할)에는 쓰레기통이 단 한개도 없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서초구는 2012년부터 아예 쓰레기통을 없애 지금은 구내에 단 1개의 쓰레기통만 남아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에 딱 하나 있는 쓰레기통. 양재2동 언남중학교 정문 건너편 정류장에 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보행자들의 불편에 대해 서초구 도시청결팀 관계자는 “쓰레기통이 있어도 보행 중 나오는 쓰레기는 아무데나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쓰레기 종량제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쓰레기통을 만들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환경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는 ‘도시 청결유지를 위해 건널목, 지하철 입구, 버스ㆍ택시정류장, 공원 출입구 등 휴지ㆍ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진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 쓰레기통 설치 확대’라는 지침이 명시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지침은 가이드라인일 뿐 쓰레기 처리가 법적으로 각 지자체 고유 업무라 강제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본인 쓰레기를 본인이 갖고 가는 성숙한 문화가 필요하고 앞으로는 쓰레기통을 없애는 방향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다. 길거리 쓰레기통을 없앤다 해도 무단투기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고, 결국 쓰레기통이 없으면 길거리만 더 지저분해진다”고 설명했다.

장지만 자원순환거버넌스포럼 사무처장은 “지금도 각종 쓰레기를 차에 싣고 유원지에 가서 버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쓰레기를 공공 쓰레기통에 무단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쓰레기가 생기면 자기 주머니에 넣어 가는 선진 시민의식을 만들기 위해서도 길거리 쓰레기통은 없애는 게 맞다”고 말했다.

얌체족들의 무단투기와 길거리 쓰레기통 확대를 각각 구분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영운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길거리 쓰레기통이 없으면 시민들의 보행 중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걸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도시 미관 때문에라도 쓰레기통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무단투기하는 쓰레기가 무서워서 길거리 쓰레기통을 없애버리는 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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