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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0원에 판 양심…노인카드 돌려쓰고 게이트 훌쩍
-서울 지하철 부정승차 지난해 2만건 돌파 부가금만 8억
-2호선 1만2771건 발생 최다…홍대입구역 1533건 몰려
-2주간 수도권 모든 지하철역 부정승차 특별 합동단속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만 65세 이상 경로 우대자를 위한 시니어패스를 이용해 가족끼리 돌려쓰거나 게이트를 훌쩍 넘어 공짜로 지하철을 타는 등 서울 지하철에는 매일 부정승차자들과 이를 적발하려는 단속원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20대 직장인 A씨는 퇴근할 때 자연스럽게 할아버지가 쓰는 시니어 패스카드를 꺼내 2호선 낙성대역을 들어가다 단속원에게 걸렸다. “집에 있는 교통카드를 가져왔는데 할아버지 카드인지 정말 몰랐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A씨는 실수로 할아버지 카드를 가져왔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미 ‘지하철’은 떠나간 상태다.

A씨는 처음이라고 주장했지만, 단속원은 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면 이미 과거에도 계속 부정승차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주부 B씨는 2호선 강변역에서 앞서 가는 사람 뒤에 바짝 붙어 공짜로 지하철을 타려다 적발됐다. B씨는 제지하는 단속원을 향해 오히려 고성을 지르며 왜 많은 사람 중 자신만 붙잡느냐고 되레 화를 내기도 했다.

8일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서울메트로는 지난해 부정승차자가 2만1431명이고 이들에게 걷은 부가금이 7억9400여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인 2014년 1만4538건과 비교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지하철 부정승차자는 경범죄처벌법과 여객운송약관에 따라 해당 구간 운임과 30배 부가금을 합한 금액을 내야 한다.

노선별로는 1∼4호선 중 이용객이 많은 2호선에서 1만2771건 발생해 전체 적발 건수의 60.7%를 차지했다. 이어 4호선(4808건), 3호선(2743건), 1호선(1109건)이 뒤를 이었다.

역별로는 홍대입구역(1533건)에 부정승차가 몰렸다. 그 뒤로 성수역이 1086건이 적발됐다.

부정승차자들의 수법은 핑계 만큼이나 다양하다. 노인용 무임승차권인 시니어카드나 장애인용 무임승차권 카드를 친지나 가족이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중증 장애인이나 고령의 노인들은 실제로 지하철을 탈 수없는 경우가 있는데 친지나 가족들이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무임승차권 카드로 통과하면 게이트에 불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바로 적발된다”고 설명했다.

카드를 대신 사용하는 것 외에도 직원이 없는 틈에 게이트를 뛰어 넘어가거나 다른 사람 뒤에 붙어서 게이트를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50∼6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단속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 2만1431건 중 어린이(만6세 이상 13세 미만) 부정승차는 2798건으로 13.1%를 차지했다.

이들은 단체 이동 시 호기심이나 ‘영웅심’으로 승차권 없이 지하철을 타다 걸리는 경우가 많다.

서울메트로는 이러한 부정승차를 막기 위해 7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수도권 모든 지하철역에서 부정승차를 집중 단속한다. 서울메트로는 반기별로 운영기관과 합동으로 전사적 특별단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단속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코레일, 서울9호선운영, 인천교통공사,신분당선 등 9개 수도권 전철 운영기관이 합동으로 한다.

단속 대상은 승차권 없이 지하철을 타거나 다른 사람의 우대용 또는 할인 승차권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승차권 한 장으로 여러 명이 타는 경우 등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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