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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박 vs 비박 “둘 중 하나는 죽는다” 운명의 공은 선관위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둘 중 하나는 죽는다”. 장난처럼 카카오톡으로 전달된 사진 몇 장이 집권여당의 운명을 뒤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3일 정가에 급속도로 퍼진 새누리당의 사전 여론조사 문건이 그 주인공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신청자 자격심사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에는 총 66개 선거구의 예비후보 지지도가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친박계는 국민공천의 빈약함을, 비박계는 전략공천의 불공정함을 지적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틈을 타 각자가 주장하는 ‘전략공천’과 ‘국민공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한 입으로 “우리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결국 양쪽 모두 의심받는 처지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현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중요한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착수한 만큼 언젠가는 문건의 최초 유포자가 밝혀질 것이라는 점이다. 선관위는 이번 문건 유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검찰에도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소위 일파만파다.

이번 사건이 ‘계파색이 불분명한 개인의 실수’로 판명나지 않는 이상, 친박과 비박 둘 중 한 세력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를 위시한 비박계의 국민공천과 친박계가 요구하는 전략공천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절대 공관위로부터 나온 자료가 아니란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메모를 해서 나올 수 있는 성격도 아니다. 만약 유출됐다면 다른 곳에서 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빨리 수사에 착수해 진실을 규명해달라”며 “공관위를 흔들려는 움직임을 빨리 차단해주길 바란다”고도 촉구했다.

누군가 공관위를 흔들 의도로 문건을 유출시켰다는 뜻이다. 여의도연구원 이사장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란 점까지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연은 여론조사 결과가 바로 공관위에 보고되는 체계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결국 시선이 쏠리는 곳은 선관위의 조사 결과다. 이르면 5일, 늦어도 10일 앞으로 다가온 당내 경선의 승자는 누가 될까. 거대여당과 계파의 운명을 가로지을 ‘찌라시의 정치학’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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