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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인 장관 “건설도 수주 아닌 수출 시대…AIIB 적극 공략”
- ‘제1차 해외건설진흥확대회의’…정부ㆍ공공ㆍ금융기관, 해외건설 진출 확대 위한 대응방안 협의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올 초 우리 건설사들의 국외 수주실적이 급감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을 수주를 넘어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3일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해외건설진흥확대회의’ 자리에서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부를 비롯한 산하 공기업ㆍ연구기관장들과 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금융기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토부 장관이 직접 외부 기관과 함께 해외건설을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 측은 “해외건설 상황이 그만큼 위기국면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강호인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이 전년보다 30% 급감하고 건설수지도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명암이 교차한 시기였다”며 “저유가가 지속되고 유로존, 일본, 중국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어 올해 해외건설 여건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새해 첫머리 상황은 나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사이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거둔 수주액(50억1400만달러)은 작년 동기 실적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주요 무대였던 중동에서 8800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는 1년 전의 3% 수준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이런 위기상황을 공유하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핵심 키워드는 ‘통합ㆍ융합’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었다.

우선 고부가가치 패키지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도로공사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도로-ITS(지능형교통시스템)를 연계한다든가, 코레일과 LH가 철도-지역개발을 묶는 등 서로 다른 영역을 융합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또 공공ㆍ민간이 공동 진출을 꾀하면 시장개척, 인프라 마스터플랜 수립 자금을 지원할 때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제제재 빗장이 풀린 이란과, 지난달 출범한 AIIB도 공략하기로 했다.

특히 이란은 향후 인프라 건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란의 인구는 2050년 9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그 과정에서 도로ㆍ항만ㆍ항공 등 대규모 인프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장관은 “이란은 오일과 가스와 같은 전통적인 진출분야를 벗어나 철도, 수자원과 같은 다양한 인프라 시장을 초기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 글로벌인프라펀드(GIF) 등을 활용해 AIIB의 추진사업에 공동투자하고 투자받는 국가에 유망사업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참여 방안도 논의됐다.

국토부는 국내 공공기관과 연구소의 인프라 분야 전문인력이 AIIB에 진출할 수 있도록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채용되면 최대 5년간 휴직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하기관과 합동으로 AIIB 진출 확대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오는 4월말께 열 예정이다.

강 장관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나 아시아 각국이 내놓는 대규모 사업을 철저히 분석해 초기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지금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건설사업의 30년 뒤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확대회의 테이블에 나온 주요 안건을 이행하기 위해 ‘해외건설지원 협의체’(가칭)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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