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경연, “장기경영 성과로 보면 소유경영 체제가 전문경영 체제보다 낫다”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 소유경영 체제가 전문경영 체제보다 기업의 장기성과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3일 미국의 대표 유통기업인 ‘월마트’와 ‘K마트’의 경쟁 사례를 분석한 보고서 ‘소유 · 전문경영체제와 기업의 장기성과: 미국 소매업 내 두 기업의 성쇠’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K마트는 창업 이후 30여 년간 미국 할인소매점 업계의 선두자리를 지켜왔으나 잇따른 경영실패로 인해 2002년 파산을 신청했다.

반면 월마트는 1991년 이후 K마트를 추월해 미국 할인소매업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해온데 더해 포춘(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수차례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보고서는 미국 월마트와 K마트의 경쟁에서 성패를 가른 것은 기업 지배구조 체제라고 분석했다.

월마트의 경우 창업자 일가가 세대를 넘어 지배 대주주이자 이사회장으로 경영에 관여하는 소유경영체제로 운영됐지만 K마트는 창업자 사망이후 전문경영 CEO가 이사회장직을 겸임하는 전문경영체제로 운영돼 왔다는 것.

보고서는 상이한 두 기업의 경영체제가 경영전략과 성과를 좌우했다고 주장했다.

K마트는 경영진이 재임기간 중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장기투자에 소극적이었다. 낙후된 기술과 매장으로 경쟁을 하다 보니 K마트는 월마트에 비해 장기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등에 현저히 낮은 금액을 지출했다. 다만, 전문경영자 교체로 인한 판매전략 변동이 잦아 월마트에 비해 단기적 비용인 판매관리비에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반면 월마트의 경우 신임 경영자가 이전의 장기 프로젝트를 승계 받아 기업의 장기경쟁력을 증진시키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배송시스템에 대한 투자 등 장기적인 기술 투자에 지속적으로 매진한 결과 재고관리와 공급사슬관리망 부문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이를 통해 월마트는 K마트와 달리 판매관리 비용을 지속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창업주 가족이 이사회장직을 수행해 장기투자를 독려하고, 전문경영진이 퇴임 이후 이사회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등 프로젝트 연속성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안세연 서울대 경영연구소 박사는 “1962년부터 2002년까지 평균 재임기간은 K마트 CEO가 6.7년, 월마트 CEO가 13.6년이었다”며, “K마트는 월마트보다 경영진 교체가 빈번해 전략의 일관성이 떨어졌고 이는 경영성과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소유경영체제를 유지해 온 우리나라 기업은 소유경영체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지배구조 설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배 대주주가 참여하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이사회 기능 확보, 체계적 내부 경영자 양성 시스템 설계, 주관적 평가지표가 반영되는 경영자 보상 시스템 설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