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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무용수들이 프랑스 국민 안무가를 만났을때…
-국립극장ㆍ프랑스 샤요국립극장 공동제작…국립무용단 신작 ‘시간의 나이’
-국립무용단 ‘해외안무가 초청 시리즈’, 한ㆍ불 상호교류의 해 이벤트로 확장
-프랑스 국민안무가 조세 몽탈보 안무…“한국 전통에 프랑스 현대성 가미”
-3월 23~27일 한국 공연…6월 16~24일 프랑스 샤요국립극장 공연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한국 무용수들과 프랑스 안무가가 만났다. 전통과 현대가 ‘협업’했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이 프랑스 샤요국립극장과 공동 제작한 국립무용단 신작 ‘시간의 나이’를 선보인다. ‘2015-2016 한ㆍ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한국 내 프랑스의 해’를 여는 작품이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월 23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국 공연을 먼저 선보이고, 이후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 샤요국립극장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시간의 나이’ 콘셉트 사진. [사진제공=국립극장]

이번 작품은 국립극장이 2012년부터 시즌제를 시작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안무가 초청 시리즈를 한ㆍ불 상호교류의 해 이벤트로 확장시킨 것이다. 안무는 프랑스 ‘국민 안무가’로 불리는 조세 몽탈보가 맡았다.

전통과 현대의 결합, 혹은 전통의 현대화는 전세계 문화예술계의 오래된 화두다. ‘박제된 전통’이 아닌, 단순히 전통과 현대의 물리적 결합만이 아닌, 전통의 맥락을 이어가되 당대의 관객들과 호흡하기 위해 ‘현재성’을 취한다는 것은 단기에 풀기 힘든 과제와도 같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시간의 나이’는 국립극장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안무가 초청 시리즈 두번째 작품으로, 해외 안무가를 초청해 우리의 것을 그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우리가 모르는 우리 전통을 재발견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간의 나이’는 국립무용단의 기존 레퍼토리들 중에서 몽탈보가 뽑아낸 ‘가장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현대성을 가미한 작품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됐으며, 각 장들은 개연성보다는 독립적인 형식성에 초점을 맞췄다. 몽탈보 특유의 영상기술을 접목한 무대미술이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먼저 1장에서는 ‘시간의 놀이’라는 주제로 전통과 현재를 한 무대에 뒤섞는다. 한량무, 부채춤, 살풀이 등 전통복식을 입고 춤을 추는 영상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현대적인 일상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영상 속 춤을 무대 위에서 재해석한다.

2장은 ‘꿈’을 주제로 몽탈보의 인류에 대한 사색이 담긴다. 몽탈보의 오랜 친구이자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로 유명한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장편 다큐멘터리 ‘휴먼’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가 펼쳐진다.

마지막 3장의 주제는 ‘욕망의 의식’이다. 한국무용에 내재된 원시성을 탐색하는 무대다. 라벨의 ‘볼레로’와 무용수들의 타악 연주가 어우러질 예정이다. 

안무가 조세 몽탈보. [사진제공=국립극장]

사실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많은 ‘난관’이 현재 진행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언어가 다른 무용수와 안무가의 ‘의사소통’ 문제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게 전통과 현대의 ‘화학적 융합’이다.

국립무용단 단원이자 현재 공석인 단장 대행을 맡고 있는 윤성철 씨는 “처음에는 한국 춤을 흐트러뜨린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갈등도 많았다”며 “그러나 한국 춤이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 머무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고민도 있다. 이젠 무용수들도 깨어야할 때다. 해외 안무가를 초청하는 것이 어떤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무용단 측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열리는 6월 공연 티켓 분량이 벌써부터 상당부분 예매가 진행된 상황이다. ‘믿고 보는’ 안무가 몽탈보의 명성에 기댄 탓이다.

몽탈보는 “다양한 인종이 결국은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됐듯이, 다양한 춤이 존재하지만 하나의 맥으로 통한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우리가 추고 있는 춤이 하나의 맥으로 이어졌다는 것과 그 맥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에게 모두 ‘낯선’ 존재인 무용수와 안무가, 전통과 현대라는 이질적인 시간성과 공간성의 ‘이종교배’가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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