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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매장 근로보고서②] “하루종일 서 있는게 힘들죠…연차는 눈치보여 못쓰고”
- 평균 연차 사용 1.9일 불과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제일 힘든 거요? 8시간씩 서 있는 거죠. 사실 집에서 나오는 것부터 하면 아침 8시 나와 가지고, 집에 들어가면 밤 9시가 넘으니까 10시간 넘는 시간을 밖에 있는거잖아요. 게다가 연차는 눈치가 보여 제대로 사용을 못하죠.” (유통판매직 A씨)

# “3년 미만 젊은 직원들이 많이 그만두죠. 왜냐면 한창 놀 나이인데, 못 놀잖아요. 저녁 근무하면 밤 10시나 11시이고 어떨 때는 12시에 퇴근하죠.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놀아요. 그런데 다음 날은 아침 8시까지 또 출근해야 하고…. 그러니까 퇴사하게 되는 거죠.” (〃 B씨)


서울 상암동 한 고가 프랜차이즈 의류 매장에서 근무하는 김모(38ㆍ여) 씨는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을 나와 10시에 매장문을 연다. 김씨의 오전 업무는 청소와 주의사항(보고), 서류 정리가 대부분이다.

오후 2시 30분부터 밤 8시까지는 주 업무시간이며, 오후 6시 이후엔 퇴근하는 고객이 매장을 가장 많이 찾기 때문에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다. 오후 8시가 조금 넘으면 낮 12시에 출근한 오후조에게 남은 일들을 넘겨주고 퇴근한다.

주요 유통업 매장의 경우 대체로 오후 10시~11시 30분 폐점하기 때문에 판매직 또한 이 시간에 매장을 정리한다.

하지만 오후조 직원들에게는 당일 판매 물품과 금액을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남아 있고, 만약 당일 실제 판매물품과 금액 등이 어긋날 경우 퇴근 시간이 다소 지체된다.

김씨와 같은 유통업 매장 판매직 종사자들은 출근해 일하는 시간이 1주일 평균 46.6시간 정도 된다. 유통업 중 뷰티ㆍ헬스나 의류 판매직은 명절을 제외한 1년 365일 영업하는 편이다. 일부 유통업 매장의 경우 명절에도 영업하는 곳들이 많다. 오픈 시간은 이르고, 마감 시간은 늦은 편이다.

뷰티&헬스 매장의 영업은 드럭스토어의 경우 오전 9시 문을 열어 자정쯤 문을 닫는 상황이며, 화장품 로드숍은 오전 10시 문을 열고 오후 10시 문을 닫는 상황이다. 그래서 뷰티&헬스와 같은 유통업 매장 직원들은 1일 출퇴근 소요시간으로 1시간(편도 30분) 정도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서울지역 조사 대상 매장의 월 평균 정기 휴무일은 3일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뷰티ㆍ헬스 매장 판매직은 월 평균 주말에도 절반 이상(4.8일) 출근했으며 월 평균 휴무일은 7일 정도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유통업 뷰티ㆍ헬스 매장 판매직 노동자들의 2014년 평균 연차 사용일은 1.9일 정도에 그쳤다. 회사에 1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의 경우 15일의 유급휴가를 활용할 수 있는데도 평균 이틀 정도밖에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인력부족 등의 문제로 눈치가 보여 휴가를 원하는 일정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수의 유통 매장은 평균 4~6명의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뷰티ㆍ헬스(드럭스토어, 로드숍 화장품) 매장은 2명 남짓의 정규직과 3~4명의 파트타임으로 운영하는 곳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매장 크기가 큰 프랜차이즈형 의류 매장(11.6명)과 달리 소규모 사업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뷰티ㆍ헬스(4.4명)는 5인 미만 사업장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매장 판매직 다수는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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