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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위기의 한국경제 돌파구가 필요하다 ③ 발상의 전환이 새시장을 만든다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새 시장을 만드는 것,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을 어렵게 볼만한 일은 아니다. 발상을 전환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창조경제이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이를 “공급 확대 정책”이라고 달리 표현한다. 여기서 ’공급확대‘란 재정확대를 통해 가수요를 일으키는 정부의 수요진작 정책과는 차원이다른 것이다. 새로운 산업과 직업을 만드는 정책을 일컫는다.

산업 편식이 직업편식 만들었다=2014년 포춘의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를 기준으로 볼 때 50개 산업분야 중 한국 기업이 포함된 분야는 20% 수준인 10개에 불과했다. 한국은 전자기기, 석유정제 ,자동차, 에너지, 산업장비, 철강 등 6개 제조업종과 보험, 백화점, 무역, 전력 등 4개 서비스업종에 대표기업이 있었다. 하지만 항공우주, 식품, 제약 등 16개 제조업과 엔터테인먼트, 식약품, 헬스케어 등 24개 서비스업에선 대표기업을 올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이 편중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포춘 500’에 3년 연속 포함된 14개 한국 기업의 연간 매출은 평균 888조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 매출의 무려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의 저출산 고령화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반도체, 자동차, 가전, 화학, 전자부품, 철강, 조선, 정유, 유통, 식음료 등 10대 주력산업 대표 기업의 평균 설립연도는 1959년으로, 만 57세 장년기에 접어들었다. 이는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매출액 기준 우리나라 100대 기업 가운데 설립한지 30년이 안 되는 기업은 네이버, BGF리테일 등 단 두 곳 뿐이다.

이러한 현실이 직업 부족 현상을 빚게 한다. 경제성장에 따라 직업의 종류는 다양해졌지만 아직 선진국과 비교하면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1만1655개로, 같은 시기 미국(직업수 3만654개)의 38%, 일본(1만7209개)의 68% 수준에 그친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부족한 직업은 보건ㆍ의료, 음식서비스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조사됐다. 


신산업ㆍ신직업 육성이 해법=인구의 고령화는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버산업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 중국, 일본의 65세 이상 시니어인구는 2015년 기준 1억7100만 명에서 2030년 2억92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래프 참조>

이에 따라 시니어 제품이 내수는 물론 주력 수출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이다.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유통망도 미흡하다. 시니어용품 전문점과 관련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세계 1위 초고령국가인 일본은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틈을 이용해 시니어산업을 키웠다. 이 시장은 2010년 670조원에서 2030년 7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브레이크 기능을 갖춘 ‘접이식 보행기’와 앉은채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탠딩 휄체어’, ‘일으켜주는 소파’를 내놓는 등 이동의 편의와 생활안정을 돕는 시니어 제품을 개발해 선보였다.

시설과 기술을 갖췄지만 몰라서 못하는 산업도 일으킬 필요가 있다. 항공기 유지( 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정비(Overhaul) 등 MRO산업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으로 항공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의 항공기 수요는 2013년 5470대에서 2033년 1만5220대로 20년 간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항공기 MRO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미 1980년대부터 이 산업을 국가 미래산업으로 선정해 정부 중심의 육성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연간 3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3만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우리나라에 활성화돼 있지 않거나 도입되지 않은 11개 직업만 육성해도 5년 간 약 20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고용정보원은 외국 직업 중 우리나라에 도입 가능한 102개 직업 가운데 11개 직업의 일자리 창출 규모를 추정해 이같이 보고했다.<표 참조>

정부에서도 신직업 발굴 및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부는 2014년 3월,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신직업 육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거복지사, 타투이스트, 3D프린팅매니저 등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재정지원, 규제완화,자격제도 도입으로 보건ㆍ의료,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한 신규 직업을 육성할 수 있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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