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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팁 문화는 노예제 산물?
- “임금 없는 노예들의 생존 수단에서 기원”

[헤럴드경제] 미국 식당에서는 음식값의 15∼20%를 팁으로 내곤 한다. 종업원의 봉사에 대한 감사라는 애초 의미에서 이제는 반드시 내야 하는 추가 요금의 개념이 돼 버렸다. 이런 팁 문화의 기원이 미국 개척기 노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에 따르면 미국 요식업종사자모임(Restaurant Opportunities Centers United)의 공동 창립자이자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에서 요식업계 노동자를 연구하는 사루 자야라만은 팁 제도가 미국의 노예제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야라만은 “고용주로부터 노동의 대가를 전혀 받지 못한 최초의 노동자는 막 해방된 노예였다”며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팁에 의존해 살아가도록 하는 개념은 노예제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라야만에 따르면 노예제가 철폐됐을 당시 많은 미국인은 유럽 귀족문화에서 유래한 팁 제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다.

당시 팁을 주는 것은 “비열하고 비민주적이며 미국인답지 않은” 잘난 척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사실상 팁 문화가 사라졌지만, 미국에서는 ‘팁을 받는 것은 하층민’이라는 인식이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졌고 팁 문화는 식당과 호텔, 기차의 짐꾼 등 여행업계에서 뿌리를 내렸다.

미국 철도의 짐꾼 노동자들은 1920년대 임금 인상을 쟁취해냈지만, 요식업계는 그러지 못했다.

전국레스토랑협회는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이들이 버는 돈은 팁을 포함해 시급 16∼22달러라며, 팁을 받는 직원들이 다른 종업원보다 많은 돈을 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식당에서 서버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은 1만8730달러(약 2300만원), 시급 9달러(약 1만1000원)에 불과하다.
지난해에야 미국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음식 가격을 올리고 그 안에 팁을 포함시키는 등 팁 문화 개선 움직임이 시작됐다.

자라야만에 따르면 현재 팁을 받는 노동자 600만명 중 66%가 여성이다. 팁을 받는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노예제라는 인종주의에서 시작됐다면, 현재는 또 다른 인구적 차별 장치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쿼츠는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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