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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형근의 꿀잼툰] 권력이 만든 진실, 모두 믿으면 안 되겠죠?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으로 온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여당 측은 연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해 국회 통과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 의심대상자에 한해 금융, 의료 등 부수적인 개인정보를 열람해 볼 수 있다’. 테러방지법에 담긴 이러한 내용 탓에 악용될 소지가 높다며 반대 의견이 거셉니다. “의심이 가기만 하면 네 마음대로 국민들의 일상을 다 까봐도 돼”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죠. 만일 권력기관이 특정 집단을 향해 정보력을 남용한다면? 분명 문제가 심각해지겠죠.
[사진=웹툰 '시노딕']

웹툰 ‘시노딕’은 권력집단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웹툰은 고전 설화 ‘불개 이야기’를 차용했습니다. 판타지와 SF가 뒤섞인 독특한 세계관이 펼쳐집니다.

‘시노딕’의 세계에서 달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아무런 빛도 없는 어둠이 하루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황폐한 대지에 살아남은 이들은 구원의 배 ‘아크(방주)’를 숭배하는 조직을 따릅니다.

설화 속 불개는 해와 달을 ‘까만 나라’에 가져오기 위해 애쓰는 충성스러운 동물입니다. 그러나 웹툰 속에서는 아크가 만든 프레임 탓에 멸시,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집니다.
[사진=웹툰 '시노딕']

아크가 불개를 극도로 혐오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불개가 달을 훔쳐가 어둠의 세상이 왔다”라는 아크의 주장 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 누구도 불개가 달을 삼키는 모습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불개들 역시 인간에게 먼저 해를 가한 적도 없습니다. 왜 자신들이 인간에게 쫓기는지 모릅니다. 
[사진=웹툰 '시노딕']

그러나 달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은 ‘달이 있었다’는 아크의 주장에 비판은 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손과 발이 돼, 불개를 향해 적개심을 드러냅니다. 이들은 비판적 사고, 사유하는 법을 잊어버린거죠.

몇 마리 남지 않은 불개, 이들은 밤하늘에 달이 떠있던 시절에 함께 있었단 이유로 학살을 당합니다. 주인공 아서는 우연히 마주친 불개와 대화를 하면서 깨닫습니다. 아크가 말하는 진실은 그들이 만들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그러나 ‘시노딕’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간은 희망이라곤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권력을 향해 엎드리기만 합니다. 
[사진=웹툰 '시노딕']
만일 권력 집단이 정보마저 통제한다면? 그 결과는 생각하는 짙은 어둠, 그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어딘가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시도조차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 있습니다. 진실을 찾기 위한 행동이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요.

거대 권력이 정보를 가공하고 통제한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개인이 사유할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웹툰 ‘시노딕’을 보면 말이죠.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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