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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英왕실 누적 흑자 63조 ‘우량기업’ 비결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 입헌군주제를 유지 중인 영국엔 사실상 왕정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가 있습니다.‘리퍼블릭(Republic)’이란 곳입니다. 이 단체는 “영국 성인 1000만명 가량이 공화정을 지지한다”며 “매년 왕실 운영비로만 2억파운드(3440억원)가 쓰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왕실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입니다. 

케이트미들턴 왕세손비[출처=게티이미지]

물론 왕정을 없애는 문제에 돈만 걸려있진 않을 겁니다.‘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과연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도 의문이구요.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영국 컨설팅기업 브랜드파이낸스가 영국왕실의 가치를 금액으로 따져봤습니다. 특히 왕실에서 발생한 직ㆍ간접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해 봤는데요. 소위‘흑자규모’가 상당합니다. 60조원 이상이죠. 이는 로열패밀리의 인기와 권위가 수지타산에 단단히 한몫 하고 있어섭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우선 왕실이 벌어들인 돈의 누적 가치를 추산해봤습니다. 약 448억7400만파운드 정도로 우리 돈 77조2000억원 가량으로 평가됐습니다. 

이 가운데 관광수익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들을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는 총 171억1400만파운드로 전체의 38%를 점합니다. 

왕실 멤버들이 가지는 인기나 유명세도 부가가치 창출에 한 몫 크게 합니다. 현재 영국왕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케이트미들턴 왕세손비와 그의 자녀 조지(George)와 샬롯(Sharlotte) 등 왕족 3명이 창출한 수익만 104억파운드(17조9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왕실 전체의 이익의 23%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특히 왕세손빈 케이트는 왕실 최초 평민 출신이지만 타고난 품위로 국민들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케이트가 걸친 옷 등은 불티나게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 유발효과가 상당하다는 의미입니다. 

기타 수익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도 왕실에서 발행하는 문장과 왕실 조달 허가증에 따른 것들입니다. 금융자산 등을 굴려 나오는 돈을 빼면 영국왕실 수익 80%가량은 대중적 인기와 왕가 자체의 상징적 권위 등에서 나오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왕실이 쓰는 돈은 얼마나 될까요. 지금껏 나간 비용을 따져보니 82억 파운드(14조1000억원) 정도 됩니다.

이 중 왕실의 비밀과 보안유지에 필요한 법적 비용으로만 32억9300만파운드(5조6800억원) 정도가 나갔습니다. 지출 40%가 보안유지에 쓰이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16%에 해당하는 13억3800만파운드는 정부(의회 등)에 내는 일반적인 왕실유지비입니다.

결국 브랜드파이낸스의 분석대로라면, 영국왕실은 누적 기준 77조원 가량을 벌고 14조원 정도를 쓴셈이 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누적 흑자규모는 63조원에 달합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이같은 수익과 비용을 모두 고려해 매긴 왕실의 현재가치 합계가 567억파운드라고 밝혔습니다. 한화 97조원입니다. 경제적으로 만큼은 오히려 왕실을 유지하는 것이 영국의 살림살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자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왕이 누구인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재위 중인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지율 27%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민들의 신망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언급한 리퍼블릭의 왕정폐지론이 더욱 힘을 얻으려면 이처럼 튼튼한 왕실 재정과 인기에 대응할 적확한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선 그렇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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