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는 정통 이탈리아 식재료와 음식 문화를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현대그린푸드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브랜드다. 이탈리가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넓은 규모(1980㎡)로 문을 열자 두 가지 평이 쏟아졌다. 국내에 그로서랑트 시장을 도입한 첫 시도라는 찬사와, 우리가 알던 이탈리아 음식 맞느냐는 의문이었다.
이탈리는 파스타, 피자, 포카치아(담백한 이탈리아 빵), 송로버섯요리 등 923개의 메뉴를 판매한다. 나폴리식 피자, 피에몬테식 스테이크 등 현지 레시피를 고수하다 보니 지난해 여름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당황(?)한 손님들이 많았다.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무난했던 기존 음식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카르보나라만 해도 계란이 듬뿍 들어간 면을 사용하고, 모짜렐라 치즈는 현장에서 직접 제조해 사용하고 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6/02/24/20160224001092_0.jpg)
진가는 현지인(?)들이 먼저 알아봤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누적 방문객수 17만명 중 외국인 비중이 10%에 달하고 있다. 판교 IT밸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엔지니어들이나 주한 이탈리아인, 남성 고객 등의 비중이 높다.
이탈리 한 켠에 마련된 마켓에서는 빵이나 올리브오일, 와인 등 1000여개에 달하는 이탈리아 식재료를 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방용품 브랜드인 ‘알레시’ 등의 제품이나 요리책도 있다. 이탈리가 ‘먹고 쇼핑하고 배운다’는 정신을 내세우며 식당과 식재료점을 결합한 그로서랑트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에서 식재료 매출은 전월보다 20% 성장하고 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6/02/24/20160224001093_0.jpg)
이탈리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그로서랑트 매장이 속속 선보이기 시작했다. 소시지 등 다양한 육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존쿡델리미트’나 뉴욕제과가 새롭게 모습을 갖춘 ‘뉴욕비엔씨’ 등이 대표적이다.
그로서랑트는 메뉴를 팔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도 할 수 있고, 매장 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탈리는 이 같은 장점보다 정통 이탈리아식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식품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구색 맞추기식 브랜드 구성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제대로 된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들여온 이탈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간으로 1년 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벌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