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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엄한 경비 속 첩보작전 방불케 한 컷오프 확인 절차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현역 20% 물갈이(컷오프) 대상자를 발표하는 23일 오전 10시. 여의도에 위치한 당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더민주가 보안을 염려해 컷오프 개별 통보 절차, 방법, 시간 등 모든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은 그간 시중은행 대여금고에 맡겨둔 USB(이동식저장디스크)를 찾고자 오전 7시 40분쯤 집을 나섰다. 조 위원장의 도착 예정 시간이 다가오자, 경찰들은 당사 출입구와 공직선거후보자추천위원회실 앞에 배치돼 기자들의 출입을 제지했고 당 관계자들 또한 분주히 움직였다.

먼저 도착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당사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향후 일정과 관련 “오늘은 아무것도 얘기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컷오프 통보에 대해서는 “공관위 회의를 통해 우선 유선통보를 하거나 문서로 나중에 보내든 여러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가급적 빨리 접촉을 해야겠지만, 이걸 동네방네 떠들 건 아니다”고 답했다

조 위원장은 당사에 도착하기 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의원 개인의 신분도 보호해야 하고 과정 자체도 엄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심지어 저희 위원 중에서 현직 의원들을 아시는 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위원들이 현역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면 위원장에게 알리도록 했했다”고 설명했다.

금고 대여료는 조 위원장이 사비로 부담했다. 오직 보안을 위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조 위원장은 “위원장인 제가 보관해야 하는데 저희 집 금고에 보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가장 안전한 보관처가 어디인지 생각해 결정했고 대여료 또한 당에서 받지 않았다”고 했다.

현역 컷오프 명단을 추려낼 평가 결과는 2개의 USB에 담긴 자료를 합쳐야만 확인할 수 있다. 조 위원장이 지닌 USB에는 평가 대상 의원 명단과 의원 코드만 저장돼 있고, 의원 코드와 평가 점수가 입력된 USB는 당사 금고에 있어서다. 따라서 두 개의 USB 중 하나라도 없다면 컷오프 명단을 확인할 수 없다. 이러한 방법은 조 위원장이 평가위원들에게 제안해 의결됐다. 따라서 금고의 잠금장치를 풀려면 홍 위원장과 조 위원장은 당사에서 만나야 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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