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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명문가ㆍ쩐의 전쟁’ 美 대선 공식 무너지나…부시 전 주지사, 경선 중도하차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그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공식으로 씌어졌던 정치명문가도 쩐의 전쟁도 무너지고 있다. 공화당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20일(현지시간) 결국 대선 경선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한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항마’로 여겨지며 가장 든든한 자금줄을 자랑했던 부시 전 주시사는 이날 3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후 “오늘 밤, 선거유세를 접는다”며 “우리나라의 통합을 위해 펼쳐온 유세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이날 3차 경선에서 8%를 약간 웃도는 득표율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 뒤지는 4위에 머물렀다. 

[사진=게티이미지]

부시 전 주지사는 앞서 1차 경선인 아이오와에서 고작 2.8%의 지지율로 치욕의 6위에 머물렀다. 이어 2차 뉴햄프셔 경선에선 친형인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가 지원유세에 나선 덕에 가까스로 4위에 올라 불씨를 살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3차 경선에서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결국 유세 중도 포기 선언까지 한 셈이다.

부시 전 주지사는 한 때 정치명문 ‘부시가’(家)의 후광을 등에 업고 유력 주자로 거론 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트럼프의 출마를 계기로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이 대선판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부시 전 주지사의 대학교수 같은 말투와 행동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급기야 한때 자신의 ‘정치적 제자’였던 루비오 의원에게도 밀려 지지율 5% 안팎의 군소 주자로 전락하면서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자 주변에선 이제 경선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충고’가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주지 전 부지사는 또 가장 돈 값을 못한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슈퍼팩으로부터 1억2370만 달러(1487억12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모든 후보 중 가장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세 번째 부시 대통령’이라는 식상한 이미지에다, 경쟁력마저 보여주지 못하면서 초반에 몰렸던 조직과 자금이 속속 이탈해, 공화당 주류는 이미 그를 제쳐두고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쪽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려고 가닥을 잡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이처럼 정치 명문가, 든든한 슈퍼팩을 등에 업은 부시 전 부지사의 몰락은 그만큼 미국 유권자의 기존 공화당 정치에 대한 반감이 뿌리 깊을 뿐 아니라, 좀체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부시 전 주지사가 3차 경선을 마지막으로 조기에 레이스를 접음에 따라 그와 함께 공화당 주류들의 대안 카드로 꼽혀온 루비오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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