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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美대선 리얼 ‘쩐의 전쟁’ … ‘슈퍼팩’ 파워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 이연주 인턴기자] 차기 미국 대통령을 뽑기 위한 경선이 한창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이른바 ‘쩐의 전쟁’이다. 워낙 땅덩어리가 넓다보니 발품만으로는 경선에서 표를 얻을 수 없다. TV 광고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펼쳐야 한다. 결국 실탄 확보가 경선 판세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이번 대선은 각 당의 경선이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되면서 후보들은 유세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선거에 들어갈 비용도 천정부지로 높아진다. 

미국 대선 후보들에게는 어벤저스가 되어줄 막강한 자금줄이 존재한다. 슈퍼팩(Super PAC)이 그 주인공. 슈퍼팩은 미국 내 기존 정치인 후원 조직 ‘PAC’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PAC의 규정에 따르면, 개인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 후보에게 한 후보당 2500달러 이하로 기부가 가능하다.

정당에 대한 후원금은 1년간 1만5000달러까지로 그 모금액에 한도를 정해 두었다. 그러나 슈퍼팩은 이러한 한도가 없는 특별한 조직이다. 슈퍼팩 결성 이후 대선 후보들은 자신을 지지하는 억만장자들의 모금을 통해 막강한 대선 활동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슈퍼리치팀에서는 이번에 화제가 되는 유력한 대선 후보들을 지지하는 부호들에 대해 조사해봤다.

▶ 금융ㆍ문화계 거물은 힐러리 =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금융권 거물들과 문화계 거물들의 돈이 대거 몰려들었다.

대표적인 지지자가 헤지펀드계 거물 조지 소로스. 월가의 큰 손이자 헝가리계 이민자이기도 한 소로스는 이번 대선에서 슈퍼팩을 통해 힐러리에게 800만달러를 내놨다. 미디어 회사와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하임 사반 역시 아내 셰릴 사반과 함께 500만달러를 후원했다.

비교적 진보적인 사상을 지지하는 할리우드 거물들도 힐러리 편에 섰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CEO 제프리 카젠버그가 100만달러를,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에이브람스 J.J. 역시 각각 100만달러씩 기금을 냈다.

▶ 석유ㆍ토목업계 전통부호들은 크루즈 = 공화당은 슈퍼팩 결성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전통적으로 부호들의 이익을 대변해왔는데, 그 중에서도 친(親)월가적인 성향을 보여 많은 억만장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었다. 이번에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드 크루즈 앞으로는 보수 인사들에게서 거액의 자금이 모였다. 테드 크루즈는 보수계 인사들 중에서도 극우에 가까운 정치색을 띠고 있는 사람이라고 알려졌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극단적인 보수 성향을 띤 거부들이 그를 지지했다. 

건축 회사 윌크스 브라더스(Wilks Brothers) 오너 대니얼ㆍ스테이시 윌크스 부부는 크루즈 후보에게 1500만달러를 내놨다. 이는 슈퍼팩 기금 중 가장 큰 규모다. 텍사스 유지인 윌크스 부부는 텍사스 상원의원인 크루즈 후보를 열렬히 지지하는 중인 셈이다. 사모펀드 회사인 캐프락 파트너스(Caprock Partners)의 수장 토비 노이버그 역시 크루즈에게 1000만달러나 후원했다. 노이버그는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잘 드러내지 않는 거부로 알려졌다. 유통과 물류계 거물인 리차드 율라인은 크루즈를 위해 655만달러를 내놓았다. 특히 포브스는 율라인을 극단적인 보수 인사라고 소개한바 있다.

▶노 슈퍼팩!…억만장자 트럼프 =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슈퍼팩에 기대지 않고 있다. 그 스스로 막강한 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별종(?)이라 불리는 트럼프는 개인자산 41억달러를 보유한 부동산 재벌이다. 그는 당당하게(?) ‘자신의 돈’으로 유세 활동을 해왔다. 그는 지난 2015년 4분기에 직접 자신의 계좌에서 1080만달러를 인출하여 쓰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아이오와 경선 이후 “아이오와주 사람들이 부자들의 돈을 받는 크루즈와 비교해 내 돈을 직접 써서 선거하는 내 진가를 못 알아봐준 듯 하다”고 서운함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한동안 억만장자 정체성을 지켜나가며 대선 경선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개미들의 슈퍼팩?…버니 샌더스 = 민주당 대선 후보 버니 샌더스는 안티 억만장자다. 경제적 평등과 사회주의를 부르짖는 샌더스는 슈퍼팩을 거부한다. 대중들에게서 자발적인 모금과 PAC을 통해서 정치적 자금을 모아왔다.그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2800 만여달러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는 슈퍼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과의 차별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샌더스 역시 슈퍼팩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연방선거위원회(FEC) 자료를 인용해 샌더스가 슈퍼팩으로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150만 달러를 받았다고 전했다. 샌더스의 슈퍼팩은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인 NNU(National Nurses United). 이 단체의 노조원은 18만 5000명에 달한다.

슈퍼팩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온 샌더스 의원 측도 NNU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간호사 노조의 슈퍼팩과 억만장자들이 익명으로 기부하는 통상적인 슈퍼팩을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y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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