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경찰이 압수한 이우환 작품 12점 모두 가짜”
-경찰 의뢰 감정단 위원장 맡은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
-“이우환 작품 12점, 감정위원 6명이 모두 가짜 결론”
-4년전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서 “진품” 결론 내렸던 작품도 “위작”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압수 수사 중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 12점에 대해 모두 ‘위작’ 결론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는 16일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제미술과학연구소의 ‘과학 감정’을 거친 후 경찰에서 작품 감정을 의뢰한 6명의 감정위원이 지난 1월 중순 공식 ‘안목 감정’을 한 결과 모두 위작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이 조사한 이우환 작품은 지난해 인사동 K화랑에서 압수한 6점과 K옥션(대표 이상규)으로부터 압수한 1점, 기타 소장자 등 작품 5점까지 총 12점이다.

최 소장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말 국제미술과학연구소에 공식 과학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최 소장을 포함한 미술이론가 3명과, 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 한국화랑협회 감정 이사 2명까지 총 6명의 감정위원단을 꾸려 안목 감정을 거쳤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안목 감정 위원단이 위작 결론을 낸 작품 중에는 지난 2012년 7월 평가원 이름으로 ‘감정결정서’를 발행할 당시 ‘진품’으로 결론 내렸던 작품 2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당시 감정에는 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 미술평론가 오광수(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엄중구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대표 총 9명이 참여했다. 대부분이 국내 유명 ‘화상(畵商)’들이다. 

지난해 12월 15일 K옥션에서 열린 정기 겨울경매에서 4억9000만원에 개인 컬렉터에게 낙찰된 1978년작 ‘점으로부터 No. 780217’. 경찰은 올해 1월 초 K옥션으로부터 이 그림을 압수해 감정위원단 6명에게 진위 감정을 맡겼고, 공식 ‘안목 감정’ 결과 위작으로 결론났다.

평가원 감정 결과가 4년만에 번복됨에 따라 국내 유일 권위의 미술품 감정 기관인 평가원에 대한 공신력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감정결정서에는 ‘출처가 작가가 확인한 작품과 동일함’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진품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돼 있어 평가원의 부실감정 문제도 함께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은 “경찰에서 공식 의뢰받은 12점을 조사해보니 캔버스를 인위적으로 노후화했고 나무 액자를 오래된 것처럼 보이도록 색을 칠하는 등 몇 가지 과학 감정만으로 금방 드러날 정도로 형편없이 위조된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위조 패턴 등을 분석한 결과 3개 조직이 위작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경찰이 몇 점을 더 확보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작품 수가 많아질수록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작에 가담했는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위작 결론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 수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소장자들은 작품을 공개적으로 내 놓고 진위 여부를 확실히 가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몇 년간 이 화백의 가짜 그림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인사동 K화랑을 포함, K옥션과 한국미술품감정협회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펼쳤다.

경찰은 지난 1월 중순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곽이 다 드러난 상태”라고 말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am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