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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심한 경제 위기 브라질, M&A 시장 활황인 까닭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기울어 가는 브라질 경제에 자산 매각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인수ㆍ합병(M&A) 시장은 도리어 호황을 맞고 있다. 외국 기업들의 브라질 기업 사냥은 물론 브라질 국내 M&A 건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경제가 1901년 이후 최대 침체기를 맞으면서 자산 매각 압박을 받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계가 올해 M&A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이타우 금융그룹의 로데릭 그린리즈 기업금융 대표는 “우리는 M&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장기 전략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들은 브라질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지금이 구매 적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우선 헤알화 가치 하락의 수혜를 누리는 외국 기업들이 적극 M&A에 나서고 있다. FT는 헤알화 가치가 지난 2014년 중반에 비해 45% 가까이 떨어지면서 유럽과 미국 기업들을 브라질로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기업들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장 기업 ‘코티’는 브라질 ‘하이퍼마르카스’ 그룹의 뷰티 케어 부문을 10억달러(약 1조2200억원)에 사들였다. 뷰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브라질의 뷰티, 헤어ㆍ바디케어 시장은 434억5000만달러(약 52조9656억원)로 세계 3위 수준이다.

영국 상장 기업 ‘레키트 벤키서’ 또한 지난달 하이퍼마르카스의 콘돔 사업 부분을 약 1억7000만달러(약 2072억3000만원)에 사들였다. 금융계는 하이퍼마르카스가 기저귀 사업 부문 또한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국영기업 장강삼협집단공사는 브라질 파라나강에 위치한 두 수력발전소의 운영권을 위해 37억달러(약 4조5103억원)를 지불했다.

메릴린치의 마르커스 실버만 브라질 M&A부문 대표는 “중국 기업들은 에너지 부문에 특히 관심이 많고 유럽 기업들은 사회기반시설에 관심이 많다. 미국 기업들은 관심 분야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의 M&A도 활발하다.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부터 브라질의 축제 기간까지는 M&A 추세가 둔화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금융계는 올해의 경우 이 기간에도 M&A 시장이 지속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타우 금융그룹의 에두알도 구이마래에스 M&A부문 대표는 “수평적인 위치에 놓인 기업들의 합병이 많다. 그 중에서도 국내 합병이 많다”고 말했다.

브라질 최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스캔들도 M&A 시장 호황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수사 진행 이후 자금난에 봉착한 페트로브라스는 물론 스캔들에 연루된 기업들까지 사정이 나빠지면서 자산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BTG팩츄얼은 창업자 안드레 에스테베스가 스캔들에 연루돼 체포되자 자산 매각 대열에 합류했다. 스캔들의 중심 페트로브라스도 자금난 타개를 위해 올해 말까지 151억달러(약 18조4779억원)규모의 자산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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