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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없었던 일 되는 ‘시리아 휴전 합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각국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우면서 합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고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반군 간 갈등이 워낙 뿌리 깊은 데다, 서방과 러시아, 사우디와 이란 등 주변국들의 갈등까지 겹쳐져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 등 17개국이 참여한 국제적시리아지원그룹(ISSG)은 지난 11일 시리아 전국에서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지만, 채 사흘도 지나기 전에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영국, 독일 등의 외무장관은 합의문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까지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시리아 내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시각차가 너무도 큰 상황이다. 특히 IS와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을 비롯해 격퇴해야 할 ‘기타 테러조직’ 지정에 있어서 주장이 엇갈린다.

시리아와 러시아, 이란 등은 사우디와 터키 등 수니파가 지원하는 아흐라르알샴, 제이쉬알이슬람 등의 반군을 테러조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니파 진영에서는 이들을 평화협상의 반정부 대표단에 포함시켰다. 또 러시아는 뮌헨 회의 직후 최근 난민 5만여 명이 발생한 알레포 공습을 계속하겠다며 이곳이 알누스라전선의 점령지라는 명분을 내걸었고, 서방은 민간인과 반군이 공격받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관련 논의를 위해 14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는 명확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이중잣대를 버리고 러시아와 단합된 대(對)테러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시리아 온건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알 아아드 정권과 반군이 싸움을 끝낼 의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알 아사드는 합의 발표 당일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반군과 휴전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반군 그룹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합의가 의문이라며 싸움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도리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는 이달 4일 시리아에 지상군을 보내겠다고 밝힌 데 이어 13일 터키 남부 인지를릭 공군기지에 전투기 편대를 배치했다. 또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14일 20개국이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사우디 북부에 집결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훈련에는 이집트, 요르단, 튀니지 등 사우디의 수니파 우방국 육해공군이 참여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이날 “현재 시리아 내전을 놓고 진행 중인 정치적 협상에 사우디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실패한다면 알아사드는 무력으로 축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고, 메블류트 차부쇼울루 터키 외무장관이 “시리아의 테러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사우디와 함께 지상작전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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