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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관절염치료제 ‘램시마’ 美 진출 눈앞…서정진의 뚝심
“바이오 문외한” 비아냥 견디며 묵묵히 외길…美 FDA ‘승인 권고’ 셀트리온 창사 14년만의 쾌거



서정진(59) 셀트리온 회장의 항체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 ‘램시마’가 미국 진출을 눈 앞에 뒀다. 이르면 올 상반기에 미국에서 시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각) 램시마 허가에 대한 투표를 한 결과, 21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FDA에 판매 승인을 사실상 권고했다.

바이오 분야에 문외한이라는 업계의 비아냥을 극복하고 긴 시간을 버텨 온 서 회장의 뚝심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2002년 회사 창립 후 14년 만의 쾌거다.


서 회장은 지난 1983년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기에 입사했다. 1991년 대우자동차로 자리를 옮겼지만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회사를 나왔다. 서 회장은 동료 10여명과 바이오기업을 창업하고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에 매달렸다. 아무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지 않던 2005년 미국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던 서 회장은 우연히 항체의약품 특허가 2014년 전후에 대거 끝난다는 정보를 들었다. 항체의약품과 효능이 비슷하고 가격은 35% 이상 싼 바이오시밀러의 잠재력을 깨달았다.

하지만 서 회장은 수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바이오 문외한이 무슨 바이오시밀러 개발이냐’는 시각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그를 외면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는 2005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분식 회계, 경영권 포기, 상장 폐지, 매각 등 각종 의혹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의 뚝심은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진케 했다. 2010년 싱가포르 테마섹에서 3500억원을 유치한 것을 비롯해 약 1조4000억원을 해외에서 조달했다. 인천 송도에 공장을 짓고 5년 넘게 걸릴지도 모르는 해외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개발에 뛰어든 지 7년 만인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국내 허가를 따냈다. 2014년 6월에는 유럽의약품청이 셀트리온 램시마에 대해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3개월 뒤인 9월 최종 승인이 떨어졌다.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서 회장의 비전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며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 때부터다.

바이오업계는 이번 램시마의 미국 진출 가능성으로 그 동안 셀트리온이 받은 모든 의혹을 한번에 날리게 됐다고 평가한다. 또 램시마의 미국 허가는 셀트리온의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 못지 않게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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