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학등록금 3곳중 2곳은“신용카드 납부 불가”
작년 1학기 카드활용 1.6%불과
수수료부담 탓 대학들 기피


군 제대 후 복학 첫학기를 맞는 대학생 최현식(24)씨는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제대 직후부터 3달 동안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버지가 아직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등록금을 지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에 450만원이 넘는 목돈을 달라고 손을 벌리기엔 죄송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 학교 측에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는지 알아봤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대학등록금을 현금으로 한번에 내지 않고 분할해 내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분할 납부제와 카드 납부제가 그것.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6년도 1학기 등록금을 신한ㆍKB국민ㆍ삼성ㆍ현대ㆍ우리ㆍ롯데ㆍ하나카드 7개 전업카드사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대학은 모두 139곳이다. 전국 대학 425곳(대학알리미 공시대상 기준)의 32.7%에 불과하다.

실제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하는 학생은 더 적다. 지난해 공개된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의 ‘등록금 납부제도 현황’에 따르면 재적 학생이 1만명을 넘는 국내 대학교 102곳(2014년 말 기준·사이버대 제외)의 학생 148만4000명 중 지난 1학기에 카드로 등록금을 낸 학생은 2만4000명으로 전체 학생의 1.64%에 불과했다.

대학들이 등록금을 카드로 받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수수료’ 부담 때문. 조세재정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교의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1.37%다. 등록금을 100억원 받으면 1억3700만원을 수수료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 당국이 손해를 보면서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카드 납부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지난해 6월 대학 등록금 납부 시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 금융위원회의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경우 제공되는 재화 또는 용역이 국민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공공성을 가질 경우 이를 면제할 수 있다는 게 법안의 근거다.

카드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신금융업법 상 신용카드업자에게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 정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모든 소비자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데, 등록금 수수료를 면제하는 게 공공성 차원의 문제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