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족자는 가로 34.4㎝, 세로 170㎝ 크기로 가운데에 ‘投良濟堯帝時巫咸’(투량제요제시무함)이라고 적었고, 오른쪽에는 받는 사람을 ‘宜丕信 大人 閣下’(의비신 대인 각하)라고 명시했다.
또 이 문구들 위에는 각각 ‘투량뎨요뎨시무함’, ‘의비신 대인 각하’라는 한자 독음을 한글로 작게 표기했고, 족자 하단부에는 투량제요제시무함에 대한 한글 설명을 달았다. ‘의비신(宜丕信)’은 에비슨의 한자명 표기이다.
족자에 쓰여 있는 투량제요제시무함은 ‘좋은 약을 지어주는 것이 요나라 황제 때의 무함(사람의 생사를 알았다는 전설상의 인물)이다’라는 뜻이며, 의비신은 애비슨의 한자명이다.
캐나다 출신 의료 선교사인 애비슨은 1893년 8월말 서울에 온 뒤 고종의 피부병을 치료했던 인연으로 시의(侍醫·임금과 왕족을 진료하는 의사)가 됐다. 이번에 등록문화재가 된 ‘고종황제 하사 족자’는 애비슨의 후손이 기증한 것으로 연세대 동은의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고종황제 하사 족자는 국왕과 정부가 서양의술의 탁월함을 인정한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다”며 “한자에 익숙지 않은 서양인을 위해 한글을 병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장로회신학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간호교과서’를 문화재 등록 예고했다. 마거릿 제인 에드먼즈가 간행한 이 책은 상권과 하권으로 구성되며, 각각 1908년과 1910년 제작됐다.
에드먼즈는 미국 북감리회 여자해외선교부 간호선교사로 1903년 3월 한국에 왔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인 보구여관(保救女館)에 간호사양성학교를 설립했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간호교과서는 이 학교에서 사용하기 위해 발행된 책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의학사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반의 의학용어를 살펴보는 데도 의미가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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