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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기침체+북한리스크 ‘칵테일 위기’...재계, “엎친 데 덮친 격”
[헤럴드 경제=윤재섭ㆍ서지혜 기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결국 개성공단 가동중단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가하락, 중국 성장 둔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이어 남북관계까지 악화일로로 치닫는 ‘칵테일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악화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기업이 원가절감을 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며 정부 조치에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재계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갑작스런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해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노동개혁 입법과 유가하락 등 결과를 기다려야 할 국내외 요소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이 새로운 고려 요인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아산의 경우 개성공단 내에서 숙박시설인 송악프라자와 면세점, 한누리 주유소 등을 운영 중인 만큼,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 아산은 정부발표 직후 “하루 속히 어려운 상황이 해결돼 개성공단 조업이 다시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과거 북한 핵실험이 있을 때 남북관계는 일주일~열흘 정도면 정상국면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남북한 관계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끊긴 것”이라며 “한국의 대외신인도, 금융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센터장은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해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체재를 마련한다고 했지만 이미 베트남, 중국 등의 임금이 북한의 두 배 이상이 된 상황에서 대체 가능한 시장이 많지 않다”며 “이번에는 우리 측이 먼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한만큼 북한의 미사일 정책관련 개선이 없다면 재개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가깝게는 대북 사업권에 투자한 현대 아산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영세기업의 도산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경기가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신시장 개척을 차단하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수영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의 노동력은 임금과 생활비를 합쳐 200달러 이내로 중국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며 “수주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계 등 대기업이 향후 저임금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 현대상선과 포스코, 코레일 등이 프로젝트를 하는 등 대기업 진출이 물꼬를 트고 있었는데 이번에 개성공단이 장기적으로 폐쇄된다면 그런 기회가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제단체도 조속히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논평을 내고 “한반도 화해와 협력의 공간을 상징해왔던 개성공단의 조업중단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남북 경색국면이 완화돼 하루빨리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고,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에 대해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통해 이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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