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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장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 그 성공의 비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가 드디어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종합 베스트셀러 1위도 50주를 넘기며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11~2012년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세운 39주간 통산 1위와 2011년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세운 34주간 통산 1위를 훌쩍 넘어선 수치이다.

2014년 11월17일 출간돼 1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는 좋은 콘텐츠와 마케팅의 합작으로 풀이된다.

▶시대의 정서와 통하다=대부분의 베스트셀러가 그렇듯 ‘미움받을 용기’는 시대의 정서와 통했다.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의 증대속에서 외부세계를 믿을 수 없게 된 시대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아들러 심리학의 메시지는 마치 퍼즐처럼 우리의 마음과 딱 맞아떨어졌다. 타인의 시선이나 외적인 요소에 흔들리지 않는 ‘나’를 부각하며, 내가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는 외부 의존적이었던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흔들어 놓았다.



아들러 심리학은 개개인의 상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신분석학을 지배해온 프로이트와 융과 선이 갈라진다. 결정된 것이 아닌 스스로가 세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인생을 해석하는 시각을 바꾸면 행동도 바뀌지만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행동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게 아들러의 핵심 이론이다.

외적요건에 의해 내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여기 있으며 따라서 미래의 삶 역시 지금 나의 선택에 의해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는 불안한 현대인들에게 중심을 잡도록 이끌어준다. 타자를 적으로 보지 않고 친구로 보는 시각도 종래 경쟁관계로 인식해온 타자관을 바꿔놓았다. 타자를 적대적 관계로 보지 않을때 타인의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움받는 것’은 지금까지 부정적인 말이었다. 거기에 ‘용기’를 붙여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나는 과연 이런 용기가 있나’고 자문하도록 이끈 제목도 주효했다.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이 많은 젊은이와 철학자의 만남이란 형식도 한목했다. 둘의 대화를 통해 열등감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출간 초반 30대 젊은 층의 인기를 얻는데 결정적이었다.

▶신의 한 수, ‘도서정가제’=2014년 11월 도서정가제 실시는 출판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미움받을 용기’의 출판사 인플루엔셜은 이를 기회로 여겼다. 야심작 ’미움받을 용기‘의 출간일을 ‘도서정가제 발휘 시점 이후’로 잡은 것이다. 도서정가제 발휘를 앞두고 무분별한 할인 경쟁이 벌어질 경우 이 책이 가진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출판사는 무엇보다 좋은 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도록 하고 싶었다.

출간과 동시에 벌이는 마케팅과 달리 출간 전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다름아닌 입소문 마케팅효과를 노린 것.

출간 전 가제본으로 서평단을 꾸렸다.책도 마치 시나리오처럼 제본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점에도 가제본을 배포했다.

출간 이후에는 서점 매대 확보와 서점 광고는 기본. 통상적인 마케팅 외에 온라인과 모바일 위주의 적극적인 홍보가 소구력이 컸다. 특히 사내에도 비밀로 알려진 SNS마케팅은 공신으로 꼽힌다.

마케팅의 비밀, ‘강연‘=저자나 유명인사의 강연 제공을 기반으로 한 출판사로서 ‘미움받을 용기’는 이 시장의 네트워크 덕을 톡톡이 봤다. 출판사는 지난해 2월 책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자 즉각 저자를 초청했다. 저자는 2박3일 머무르며 각종 강연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였다. 당시 교보문고의 강연은 유료강연이 단숨에 마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기업체의 저자 초청 강연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2월4,5일 신세계백화점 3개 지점에서 저자 강연이 열렸다.

‘미움받을 용기’를 주제로 한 윤대현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의 강의도 책의 인기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됐다. 저자가 일본에 거주하는 만큼 이를 대체할 강의를 만들어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낸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2‘ 4월 출간=큰 인기에 힘입어 오는 4월 말경, 미움받을 용기2’가 출간된다. 철학자와 대화를 나눈 청년이 3년 후 교사가 돼 돌아와 아들러 심리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또 한 번 열띤 토론을 펼치는 내용이다.

2편의 주제는 ‘사랑과 자립’. 이와 함께 ‘교육’도 진지하게 다뤄진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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