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SKT-CJ헬로비전 M&A에 전문가도 의견 분분…‘시장 장악 위험’ vs ‘소비자 이득’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통신 및 방송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엇갈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1부 행사에선 SK텔레콤의 M&A가 통신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반대하는 진영은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했다. SK텔레콤은 이통시장 점유율 44.5%로 무선통신 시장 1위를 꿰차고 있고, CJ헬로비전 역시 케이블과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다. 따라서 CJ헬로비전의 가입자를 SK텔레콤이 흡수할 경우 유무선 시장 통틀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가 손을 잡으면 시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유·무선 결합상품 판매를 통해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유선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에 알뜰폰 1위가 흡수되면 알뜰폰 시장도 무력화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의 M&A를 지지하는 쪽에선 이같은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은 KT가 압도적인 1위로 시장도 안정돼 있다”며 “결합상품을 통한 무선 지배력 전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 역시 “현재처럼 결합상품 출시가 가능한 유력 사업자들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선 오히려 결합상품의 요금 절감으로 사업자 경쟁이 더 유발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통신 소비자 보호 및 공익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양측의 의견이 갈렸다.

M&A 찬성 진영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으로 요금이 내려가고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수·합병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경쟁사가 이렇게 강하게 반발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가격 인하 가능성 때문에 합병을 막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공정거래법으로 ‘가격남용’ 규제가 가능하다”고 요금 인상 우려를 일축했다.

반대 측의 신일순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SK군(群)의 지배력 강화로 직접 요금을 인상하거나 서비스 수준을 낮춰 간접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CJ헬로비전 가입자들이 기업결합 후 결합상품의 타깃이 될 수 있다. 결합상품으로 인한 장기 약정 계약이 고착될 경우 해지가 어려워지고 가입자 전환이 둔화돼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가 방송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2부 행사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찬성 측은 글로벌 사업자들의 국내시장 잠식을 경계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반대 진영은 SK텔레콤의 몸집 불리기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보다 중소 케이블사들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곽규태 호남대 문화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쟁 환경을 감안해 이번 인수합병을 바라봐야 한다. 지금의 유료방송 시장은 포화상태에 서로 치킨게임을 하는 형국”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이 우리 유료방송 시장이 체질 개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M&A가 미칠 영향을 긍정 평가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역시 “이번 인수가 유료방송 시장의 산업구조 개편과 미디어환경이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리 규제하기 보다 진행하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함께 했다.

이에 권장원 대구카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지역 케이블 방송의 위기가 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명확한 답을 줘야 한다”며 “인수 여부가 쟁점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공익성과 지역의 시장경제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도 “국내 방송사와 글로벌 경쟁력은 큰 관계가 없다”며 “특히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의 경우는 더 관계가 없는데 이번 합병 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래부는 오는 15일까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한 의견을 업계 안팎에서 수렴할 예정이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