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신격호 회장 “내 판단력 50대 때와 차이 없다” 법원서 주장
-3일 오후 서울가정법원 ‘성년 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심리
-변호인측 “법정 50분동안 질문 다 받고 대답 잘했다” 설명
-향후 5~6개월 신 총괄회장 신체감정 진행후 법원 최종 결정 예정




[헤럴드경제=박일한 김현일기자] “내 판단력은 50대 때와 차이가 없다.”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3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 첫 심리에서 자신의 판단 능력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고 법률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가 전했다.

이날 신 총괄회장은 오후 4시께 휠체어 없이 정혜원 SDJ 코퍼레이션 상무의 부축을 받으며 법원에 입장해 4시50분께까지 총 50분정도 머물렀다. 법정에 들어갈때는 오른쪽 손에 지팡이만 의지한 채 걸어 들어갔고, 나올때는 휠체어를 탔다.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묵묵부답에 표정 변화가 없었고 이 상황을 불편하게 느끼는듯 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의 질문을 다 받고 대답을 잘하셨다”며 “생년월일에 대해 답변하고 본인 판단력에 대해 묻자 아주 길게 말씀했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특히 자신의 후견인을 지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넷째 여동생 신정숙(79)씨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정숙이 이거 신청했다는데, 걔 판단력에 문제 있는거 아니냐, 신정숙 남편이 롯데에 있을 때 과오가 있어서 파면시켰는데, 그래서 이러는 거냐?”는 등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신씨도 심리 직후 변호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안좋아 후견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신청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전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 첫 심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남매지간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정숙씨는 재판정에서 마주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양헌에 따르면 향후 5~6개월 정도 신 총괄회장에 대한 신체감정이 법원에서 공식 지정한 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병원을 통해 신총괄회장의 신체감정을 받은 후 정확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며 “신체 감정 절차까지 거치면 5∼6개월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그동안 동주ㆍ동빈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고령으로 (정신이 온전치 않은) 아버지를 앞세워 분쟁을 초래하고 있다”고 양보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동주ㆍ동빈 형제의 고모인 신정숙씨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가정법원에 “오빠의 후견인을 지정해달라”며 신청서를 접수한 것이다. 신정숙 씨는 후견인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ㆍ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ㆍ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ㆍ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지목한 바 있다.

만약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신동빈 회장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 반면,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더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umpcu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