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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경제의 숨은 아킬레스건은?…英도 ‘가계 부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집값 급등에 고무된 영국인들이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가계 부채가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국민들의 가계 적자로 영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은 개인 소비 지출 증가로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영국은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국민들의 씀씀이가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2012년 집값이 바닥을 쳤을 때와 비교하면 현재 영국의 집값은 21%가량 오른 상태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의 가계 부채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줄었지만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영국의 저축률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계 수입에서 지출을 뺀 수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기록했다. 벌어들인 것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미국은 2.8%였다.

버렌버그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카룸 피커링은 “영국 국민들은 개인 재무 관리에 있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하지만 경제 성장이 멈추면 타격을 입기 쉬운데 특히 부동산 충격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도 “부동산이 국내 경제에 큰 위협”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WSJ은 집값 급등은 집주인들의 부채 증가를 이끌지만, 부동산은 돈이 필요할 때 빠르게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기 침체 신호가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04~2007년 영국과 미국은 집값 거품을 경험한 뒤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를 맞은 바 있다.

영국 예산책임청은 가계 적자가 2021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7개국(G7) 대부분이 가계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영국 중앙은행은 아직 가계 대출이 지나치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향후 중앙은행이 금리를 소폭 인상해도 대출금이 갑자기 늘지는 않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현재 영국 기준금리는 0.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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