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하는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2월 3일 있을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와 관련, “전혀 해당 사항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민 고문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나 정신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와함께 증거로 최근에 촬영한 동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78)씨가 자신에 대해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전해 듣고 “언제 (그랬나)?”라고 물은 뒤 대리인이 “2∼3주 전에”라고 답하자 “갸(걔)는 바보 아이가”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처음에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인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듣지 못한 듯 “누구?”(누가 신청했느냐는 의미)라는 질문을 던져 법률 대리인이 “신정숙 씨”라고 반복해 말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출석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당사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우 법원의 출석 요구를 받긴 했지만 출석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에 나가지 않을 경우 법원 관계자나 의료진이 직접 신 총괄회장을 방문해 정신건강 이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성년후견인 지정을 가리기 위한 법원 심리는 끊임없이 논란이 된 신 총괄회장의정신건강 이상 유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향후 롯데그룹 소송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공개 지지를 받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차남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총괄회장을 주장의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정숙 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하고, 후견인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신동주 전 부회장·신동빈 회장·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지목했다.
성년후견인제는 질병·장애·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를 대신 결정할 적절한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법원이 심리 결과에 따라 후견인 지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신총괄회장은 스스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상태로 인정받게 된다. 반대로 후견인이 지정된다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은 사실로 공인되면서 주주와 등기임원으로서의 권리 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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