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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김무성‘상향식 사랑’과 원유철‘못먹는 감 찔러보기’
못 먹는 감은 찔러보고 싶기 마련이다. ‘잘하면 먹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손놀림은 더욱 바빠진다. 주변에 ‘감을 먹지 말라’는 감시자가 있다면 욕구는 더 간절해진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최근 총선용 인재영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기싸움이 이런 형국이다.

상향식 공천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김무성 대표는 ‘감(인재)은 열린 문으로 알아서 굴러들어올 테니 가만히 좀 있으라’ 채근이다.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앞으로! 2030 새누리당 공천 설명회’에도 이런 메시지가 담겼다. 청년들에게 상향식 공천제도를 알리고자 마련된 행사였지만, 초점은 자당 소속 예비후보 중 특색있는 젊은이들을 소개하는 데 맞춰졌다.

‘봐라, 가만히 있어도 이런 알짜배기 감들이 들어왔다’는 무언의 압박이자 자랑이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은 이번 행사가 인재영입 혹은 인재소개 ‘쇼’로 비춰지는 것을 상당히 경계했다는 후문이다.

몸이 달아오른 원유철 원내대표는 ‘감 찔러보기’에 나섰다. ‘원 원내대표가 김연아 선수에게 정치할 뜻이 있는지 타진해 봤는데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본인이 직접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바둑기사 조훈현 9단과 김규한 쌍용차 기업노조 위원장은 (인재영입 대상으로) 어떠하냐”고 말을 꺼내는 등 ‘군불 때기’에 나섰다.

당사자들과의 대화에 앞서 언론을 통해 자신의 ‘관심’을 슬쩍 흘려 내보내고, 그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변칙적 인재영입’ 행보다.

비록 계파가 다르기는 하지만 당 대표와 정면으로 충돌하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이대로 감 수확철을 보내기는 아쉬우니 선택한 이른바 ‘플랜 B’다. 특히 “당 지도부와의 상의도, 당사자들에 대한 영입의사 전달도 하지 않았지만, 이제 (언론을 통해) 얘기가 나왔으니 해야겠다”는 원 원내대표의 말은 ‘먹지 말라는 감 찔러는 보고픈’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문제는 감이다. 애꿎은 남의 집 싸움에 얽혀 ‘쿡쿡’ 찔린 감들은 지금쯤 어떤 기분일까? 참 여러 사람 애먹이는 샹향식 공천과 인재영입이다.

이슬기 기자/yesyep@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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